[이규창 부장] 명동 기업자금시장이 두산건설을 주목하고 있다. 두산건설이 대우산업개발로 넘어갈 경우 결제방식을 어음으로 변경, 발행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의 경우 전자채권방식으로 결제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명동 시장에 따르면 두산그룹으로부터 두산건설 인수를 위한 배타적 협상권을 받은 대우산업개발은 비교적 어음을 많이 발행하는 건설사로 알려졌다. 대우산업개발의 전자어음은 현재 명동시장에서 낮은 금리에 할인되고 있다.
만약 대우산업개발이 두산건설을 인수할 경우 자연스럽게 두산건설도 결제방식을 변경, 어음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명동 시장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또 대우산업개발 역시 과거보다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욱 활발하게 어음을 발행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명동 시장 관계자들이 두 기업을 주시하며 영업을 집중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부실자산 우려나 3000억원대로 거론되는 인수가격을 고려하면 M&A가 최종단계까지 갈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만약 딜이 성사되면 대우산업개발의 경영 특징상 두산건설발 어음 발행량이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두산건설 어음이 시장에 나온다면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대우산업개발의 대주주가 중국 기업인만큼, 두산건설의 노하우 등을 흡수만 하고 지원에는 인색하게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관계자는 "대우산업개발 대주주인 중국 펑화그룹이 양사를 동시에 키우는 전략이라면 몰라도 대우산업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라면 시공능력평가 순위 30위 이내인 두산건설 어음이라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우산업개발은 두산건설 인수를 위한 배타적 협상권을 확보하고 현재 두산그룹 측과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금액은 약 3000억원대로 거론되고 있다. 대우산업개발은 '이안'(아파트)과 '엑소디움'(주상복합)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나 두산건설의 '위브'(아파트), '위브더제니스'(주상복합)에 비해 인지도 면에서 뒤쳐진다. 대우산업개발은 대우자동차판매에서 분할돼 설립된 회사로 지난 2011년 펑화그룹이 내세운 신흥산업개발유한공사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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