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교보생명이 미국 회계감독기구(PCAOB)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고발했다.

교보생명은 31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공정시장가치(FMV)’를 산출하는데 있어 준수해야 할 평가업무 기준을 위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정시장가치 산출이 제대로 되지 않아 어피니티와 IMM PE 등 주주간 분쟁이 장기화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영안정성과 평판이 저하되는등 유무형의 영업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교보생명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회계법인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 및 징계 수위가 높다”며 “이번 고발 조치와 향후 진행될 소송 또한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기업가치의 안정성을 제고하고자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최대주주는 지난 2012년 9월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재무적투자자(FI)와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FI들은 풋옵션을 행사했으나, 교보생명 최대주주는 계약의 적법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있음을 근거로 응하지 않았다. 양측은 현재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 중재 절차를 밟고 있다.

FI의 풋옵션 행사시점은 지난 2018년 10월 23일이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FMV를 산출하면서, 행사시점이 아닌 2018년 6월 기준 직전 1년의 피어그룹 주가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어그룹에는 삼성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등이 포함돼있다.

해당기간에는 피어그룹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 2017년말에서 2018년 초가 포함돼 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산출한 주당 가격은 40만9912원이었다.

한편, 교보생명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딜로이트 글로벌(Deloitte Touche Tohmatsu Limited)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소송 준비를 마쳤고 곧 소장을 접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