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상품에서 추가 부실이 드러나면서 금융감독원에는 이를 해결해달라는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운용하던 약 3200억원 규모의 ‘라임 크레디트인슈어런스무역금융펀드’의 환매가 연기될 수 있다는 공문을 판매사에 보냈다. 이 펀드는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이 환매중단을 선언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3종(라임테티스 2호, 플루토FI D-1호, 플루토TF1호)과 전혀 다른 펀드로 그동안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알려졌었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문제가 불거졌었던 3종 펀드의 환매중단을 앞두고 펀드손실 규모를 축소하느라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해당 펀드의 돈을 빼내 문제 있는 펀드들에 넣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똥은 신한은행으로 튀고 있다. 신한은행은 라임 크레디트인슈어런스무역금융펀드 전체 판매액 3200억원 가운데 대부분인 2700억원가량을 판매했다.

그동안 신한은행은 라임사태에서 한발 빗겨나 있었다. 계열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가 문제가 생긴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1310억원어치 판매하긴 했지만 증권사 창구를 통해 판매했기에 신한은행만은 무풍지대에 가까웠다. 

반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문제가 생긴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각각 3259억원, 960억원 판매하면서 손실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불완전판매’ 논란에 휘말렸다. 현재 라임자산운용 투자자들은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 대상으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이번에 신한은행마저도 ‘라임 사태’에 휘말리면서 앞으로 신한은행 역시 판매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및 ‘내부통제 부실’에 책임이 있다는 논란에 휘말릴 것이 유력해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세한 조사를 통해 피해 결과가 집계된 이후 은행의 책임소재 여부를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10월 환매를 중단한 라임자산운용 3종 펀드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확한 결과는 이달말을 전후해 드러날 것이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 발표 이후 금융당국이 은행 CEO들에게 칼날을 들이밀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번 라임사태는 은행이 고난도의 금융투자상품을 일반인들에게 판매했다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불거진 파생결합증권 사태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금융당국은 파생결합증권 손실을 놓고 은행의 불완전판매와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손태승 우리금융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에게는 중징계인 ‘문책경고’, 지성규 하나은행장에게는 경징계인 ‘주의경고’를 사전통보한 상태다. 금융사 CEO가 문책경고를 받으면 임기를 마칠 수 있지만 임기만료 이후 3년 동안 금융사 임원을 맡을 수 없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라임자산운용 사태 확산으로 은행의 금융투자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가능성과 은행의 내부통제장치 미흡에 대한 근거가 한층 강해졌다”며 “파생결합증권 사태와 관련해 열릴 예정인 금융감독원 제제심의위원회에서 은행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