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인 기자 hi.jung@paxnet.kr] 앞으로 상장사에 대한 외부감사를 40명 이상의 회계사가 소속된 회계법인만 맡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1월 외부감사법 전부개정안 시행과 관련해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을 변경예고한다고 31일 밝혔다.
변경예고된 규정에 따르면, 2020년 회계연도부터는 상장사 감사인으로 등록하기 위해 주(主)사무소에 40명 이상의 등록 공인회계사가 소속돼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자본금 5억원 이상, 공인회계사 10인 이상이라는 형식적 요건만 충족한 회계법인이라면 상장사 외부감사를 맡을 수 있었다.
하지만 10명 이상의 회계사(금융위에 등록된)를 두고 있는 회계법인은 올해 3월 기준 총 175개다. 이 중에서도 40명 이상인 회계법인은 28개에 불과하다.
금융위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역할이 큰 상장사 감사인에 대해 높은 감사품질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직, 내부규정, 전산시스템 등의 통합관리 체계 구축’도 상장사 감사인 등록요건에 포함된다. 국내 회계법인 중 상당수가 사실상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어 일관된 감사품질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오는 2020년부터 적용되는 ‘감사인 지정제’의 세부 운영방안도 변경예고된 규정에 포함됐다. 감사인 지정제란 상장사와 소유·경영 미분리 대형 비상장사의 경우 6년 연속으로 감사인을 자유선임한 후 3년간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한 감사인을 선임토록 한 제도다.
금융위는 제도 시행 초반인 2020년께 지정대상 회사가 몰릴 것으로 보고 연도별 배분기준을 마련, 매년 220개사 정도가 지정되도록 했다.
증선위가 지정하는 감사인의 선정 기준도 개선된다. 감사품질이 높은 감사인이 높은 순위 그룹에 속할 수 있도록 등급 구분 기준을 바꾸고 감사인 지정점수 산정시 기존에 지정을 받은 회사의 수와 규모도 함께 고려토록 한다.
‘재무제표 심사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 시행방법도 규정했다. 이 제도는 최근 공시자료 등을 중심으로 회사의 재무제표 오류가 있는지 심사해 특이사항을 발견할 경우 소명을 듣고 수정이 필요하면 신속한 수정공시를 권고하는 것이다. 재무제표의 왜곡을 신속하게 정정함으로써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규모 분식회계 사건이 수년간 지속되는 등 현행 감독방식은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금융위도 현재 방식으로는 상장사 감리주기가 약 25년에 달해 회계부정을 억제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재무제표 심사제도가 도입되면 현행 심사감리는 폐지된다. 경미한 회계처리기준 위반인 경우에는 수정공시 권고로 종결하고 고의·중과실 등 중대한 위반인 경우에 강도 높은 감리를 실시하게 된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기존에 입법예고한 외부감사법 시행령과 관련해 외부감사 대상 기준을 일부 완화해 재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입법예고된 시행령은 비상장 회사의 경우 ▲자산 100억원 미만 ▲부채 70억원 미만 ▲종업원 수 100인 미만 ▲매출액 100억원 미만이라는 4개 기준 중 3개를 충족하면 ‘소규모 회사’로 분류돼 외부감사 대상에서 제외시켜줬다.
그러나 이를 두고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부담을 감안해 외부감사 대상 기준을 완화해 줘야 한다는 중기중앙회 등의 의견이 제기돼 금융위는 4개 기준 중 자산 기준을 100억원 미만에서 ‘120억원 미만’으로 낮췄다.
외부감사법 개정안에서 외부감사 의무 대상을 유한회사까지 넓힌 것과 관련해서도 외부감사가 면제되는 소규모 회사 분류를 넓혀 줌으로써 부담을 완화해줬다. 자산, 부채, 종업원 수, 매출액 등 4개 기준에 ‘사원 수 50인 미만’이라는 기준을 추가, 총 5개 기준 중 3개를 충족하면 소규모 회사로 인정토록 했다.
다만 자산 또는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에 해당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다른 기준이 소규모 회사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외부감사 의무를 부과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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