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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떠나 AI 사주로 창업...성지유의 변신
이수민 인턴기자
2026-11-08 08:47:45
구글·웨카 거쳐 풀리 설립...풀리사주·깨비사주 이어 해외 진출 준비
이 기사는 2026-11-08 08:47:45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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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유 풀리사주 대표 (사진=이수민 기자)

[딜사이트 이수민 인턴기자] “잘못된 정보로 남의 인생을 결정하고 싶지 않아요.”


성지유(30) 풀리(Pully) 대표가 AI 사주 서비스를 만들며 세운 원칙이다. 연애와 진로부터 이혼까지 이용자가 털어놓는 고민은 실제 삶과 맞닿아 있다. 불안한 마음으로 찾아온 이용자에게 앞뒤가 맞지 않는 풀이를 건네고 싶지 않다는 설명이다.


성 대표는 현재 ‘풀리사주’와 ‘깨비사주’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이 생년월일시와 고민을 입력하면 맞춤형 운세 보고서를 제공한다. 주력 서비스인 풀리사주는 재회·입시·이혼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각각 30쪽이 넘는 풀이를 제공한다. 추가 질문은 채팅으로 받는다.


성 대표에 따르면 풀리사주는 출시 후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누적 가입자는 12만명을 넘어섰으며 월간 로그인 이용자도 약 1만명이다. 매출도 매달 두 배씩 성장하고 있다.


◆스포츠 연구에서 AI 마케팅으로…직접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성 대표는 어린 시절 쇼트트랙 선수로 뛰며 스포츠 외교관을 꿈꿨다. 스포츠가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모습에 끌렸다. 교대 졸업 후 서울대 대학원에서 스포츠 소비자행동을 연구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스포츠 관련 인턴과 대외활동을 다섯 개 넘게 병행하면서 국내에서는 연구 기회가 좁다고 느꼈다.


전환점은 대학원 시절 참여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련 AI 국책 과제였다. 골프·농구 등 운동 동작을 AI에 학습시켜 자세 교정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였다. 직접 골프 선수를 섭외해 AI 학습에 참여시켰다. 운동 동작이 분석 서비스로 바뀌는 과정을 보며 기술이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느꼈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던 스포츠 산업과 달리 AI 산업은 가능성이 많아 보였다.


졸업 후 구글코리아에서 클라우드 마케팅을 맡았다. 당시 구글의 AI 서비스 바드(Bard)가 여러 나라로 확대될 때 강렬했던 시장의 반응을 보며 재미를 느꼈다. 이후 미국 AI 인프라 기업 웨카(WEKA)에서는 아시아 첫 마케팅 담당자로 한국·일본·싱가포르 시장을 담당했다. 같은 제품도 각 나라 별로 현지화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여러 외국계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한국을 비롯한 지역 조직은 미국 본사에서 내려온 지침을 그대로 실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을 위한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밀어붙이지 못했다. 조직을 탓하기보다 스스로 조직에서 나와 자신의 아이디이로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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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사주 보고서에 담긴 그래프 등 시각자료 (사진=이수민 기자)

◆6개월의 기다림·오프런 사주 상담…해석의 기준을 다시 정의하다


성 대표가 선택한 시장은 사주였다. 친구들과의 연애 고민에는 항상 사주를 보러 가자는 말이 나왔다. 성 대표는 “요즘 세대는 자신의 불안도를 사주로 해결하는 것 같았다”며 “한국에서는 사주가 일종의 ‘웰니스(Wellness)’인 것 같다”고 판단했다.


서비스를 내기 전에는 전국의 유명 사주 상담소를 두루 찾아다녔다. 6개월 넘게 예약을 기다리거나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도 했다. 하지만 상담 중에는 중요한 내용을 받아 적기 어려웠고, 시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추가 질문도 어려웠다. 남에게 사생활을 어디까지 털어놓아야 할지 고민이었고, 역술인마다 풀이가 다른 이유도 의문이었다.


성 대표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사주 상담의 한계를 보완하는 서비스를 구상했다. 고서와 명리 이론을 파고들고 전국의 역술인 47명의 의견을 데이터로 만들어 자체 AI 검증기를 만들었다. 완성된 보고서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전에 잘못된 내용은 없는지 다시 확인한다. 예컨대 같은 나이에 운이 좋다고 했다가 뒤에서 나쁘다고 설명하는 모순을 줄이려는 것이다.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역술인에게 몰입한 경험도 반영했다. 상담을 다시 볼 수 있도록 30쪽 안팎의 보고서로 만들고, 추가 질문은 채팅으로 이어 받는다. 긴 풀이도 이야기처럼 읽히도록 배치하고 시기별 설명에 그래프 같은 시각자료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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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매출은 대부분 주제별 보고서를 건별로 판매하는 데서 나온다. 가격은 분량에 따라 3만~4만원 수준이다. 입시운이나 이혼운에서는 여러 분야의 보고서를 묶어서 파는 업셀링도 활용한다. 성 대표에 따르면 묶음상품으로 한 번에 10만원을 결제하는 이용자도 있다.


새로운 보고서를 내놓는 주기는 약 2주다. 입시철에는 입시운, 연말에는 신년운세를 내세우며 시기별 수요에 맞추는 전략이다. 고객의 고민이 바뀔 때마다 다른 상품을 찾도록 선택지를 늘려 반복 구매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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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사주의 마스코트인 카피바라 (출처=풀리사주 인스타그램)

◆구글에서 배운 협업 철학…글로벌 웰니스 기업 꿈꾼다


성 대표는 구글코리아에서 근무하면서 협업과 피드백을 중시하는 조직문화인 ‘구글리니스(Googleyness)’를 배웠다. 팀원들과 함께 문제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성 대표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나이스하게 협업하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피드백은 분명히 하되 굳이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는다.


연말에는 대만·일본에 한국 사주를 선보일 계획이다. K컬처에 관심이 많은 국가를 타깃으로 삼았고, 웨카에서 배운 대로 단순 번역보다 고객이 받아들이는 표현과 주제를 현지화하는데 집중했다. 북미·일본 등을 겨냥한 AI 캐릭터챗도 별도로 준비한다. 이용자가 가상의 인물과 친구처럼 대화하거나 특정 세계관 속 인물이 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서비스다.


성 대표가 두 사업을 묶는 기준은 불안과 외로움이다. 사주로 생각을 정리하고 캐릭터챗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경험을 제공해 웰니스(Wellness)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학생 창업가에게는 완벽한 계획보다 실행을 권했다. 성 대표는 “지금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작게라도 직접 실행해 보세요. 완벽하게 준비된 순간은 끝내 오지 않습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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