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피 상장사 ‘우성머티리얼스’(구 성안머티리얼스)의 경영권을 넘긴 옛 최대주주가 현 경영진 가운데 김모 사장(사내이사)만을 겨냥해 직무정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 사장이 사업총괄을 맡는 사내이사로 선임된 지 불과 6개월 만이다. 선임 당시 주주총회에서 반대표가 없었고 공개된 이사회 의결 내역에서도 이견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갑작스러운 해임 요구의 배경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브이씨디네트웍스’는 지난 8일 대구지방법원에 우성머티리얼스 김모 사내이사를 상대로 이사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향후 제기할 이사해임청구 본안소송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김 이사의 직무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취지다. 구체적인 해임 요구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가처분 신청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브이씨디네트웍스가 우성머티리얼스 이사회 구성원 5명 가운데 김 사장만을 직무정지 대상으로 지목했다는 점이다. 임종찬 대표를 비롯한 다른 이사진은 소송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옛 최대주주가 현 경영진 전체가 아닌 사업총괄을 맡은 특정 이사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선 셈이다.
브이씨디네트웍스(옛 대호테크놀러지)는 우성머티리얼스의 전 최대주주다. 2022년 9월 박상태 외 8인으로부터 우성머티리얼스(당시 성안) 지분 약 20%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24년 말 경영권은 더블유에스로 넘어갔다. 더블유에스가 우성머티리얼스(당시 성안머티리얼스) 신주를 취득하는 동시에 브이씨디네트웍스가 보유하던 구주 일부를 더블유에스 측에 양도하면서다. 그 결과 더블유에스는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브이씨디네트웍스는 경영권을 넘긴 뒤에도 주요 주주로 남았다.
김 사장은 더블유에스가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이사회에 합류한 인물이다. 2024년 말 성안머티리얼스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며 올해 3월에는 기존 사외이사직을 내려놓고 사내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회사가 사명을 성안머티리얼스에서 우성머티리얼스로 변경한 것도 이때다.
당시 우성머티리얼스는 김 사장의 사내이사 후보 추천 이유로 기업 경영에 관한 전문지식을 꼽았다. 신성장사업에 필요한 아이템 개발과 사업다각화, 주요 의사결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었다.
이후 김 사장은 우성머티리얼스에서 사업총괄을 맡았다. 경영진을 감독·견제하는 사외이사에서 회사의 사업 운영에 직접 관여하는 상근 경영진으로 역할이 확대된 것이다.
이처럼 현 지배주주 체제에서 경영에 참여한 김 사장이 사내이사 선임 6개월 만에 옛 최대주주의 해임 요구에 직면하면서 그 배경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브이씨디네트웍스가 다른 이사진은 제외한 채 김 사장만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직무집행이나 경영행위가 쟁점이 됐는지가 관건이다.
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과정에서도 공개적으로 드러난 반대는 없었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출석 의결권 전량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반대나 기권표는 없었다.
당시 주주총회에서는 김 사장 선임을 둘러싼 이견이 표결 결과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약 6개월 만에 주요 주주가 법원을 통해 직무정지를 요구하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다만 브이씨디네트웍스가 당시 의결권을 직접 행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공개된 이사회 의결 내역에서도 김 사장과 다른 이사진 사이의 이견은 드러나지 않았다. 김 사장은 사내이사직을 맡은 뒤 올해 상반기 말까지 열린 이사회 8차례에 모두 참석했다. 김 사장을 비롯해 임종찬 대표와 임성민 사내이사 등은 주요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이사회에서 다뤄진 주요 안건은 전환사채(CB) 담보구조 변경과 일부 조기상환, 중국 기업 인수대금 지급 일정 변경 등이었다. 자금조달과 해외 기업 인수 등 주요 경영 현안에 관한 의사결정에서도 공시상 반대 의견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물론 이사회 의결 내역만으로 경영진 내부의 모든 이해관계나 갈등을 파악할 수는 없다. 브이씨디네트웍스가 문제 삼은 사안이 이사회 안건과 별개인 개별 업무집행에 관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에서는 김 사장만을 해임 대상으로 삼은 구체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이번 분쟁이 전·현 최대주주 사이의 이해관계와 연결돼 있는지도 관심사다. 임종찬 대표는 우성머티리얼스 최대주주인 더블유에스의 최대주주이며, 임성민 사내이사는 임 대표의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돼 있다. 반면 김 사장은 임 대표와의 관계가 공시상 '타인'으로 기재돼 있다.
김 사장이 임 대표의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현 최대주주 체제 출범 이후 이사회에 합류해 사업총괄까지 맡았다는 점에서 경영상 연결고리는 존재한다. 이에 따라 이번 소송이 김 사장 개인의 특정 업무집행을 문제 삼은 것인지, 경영권 이전 이후 주주 간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인지가 향후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김 사장의 이사 직무 수행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사업총괄을 맡고 있는 만큼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경영진의 업무 분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정작 소송을 제기한 브이씨디네트웍스와 우성머티리얼스는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딜사이트가 가처분 신청 이유를 질의하자 브이씨디네트웍스 관계자는 "말해주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우성머티리얼스 관계자 역시 "관련해 말해줄 수 없고 향후 공시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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