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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트라 알바에서 AI 창업으로…박이철이 바꾼 촬영 현장
이수민 인턴기자
2026-10-25 08:10:00
누적 15만건 출연자 관리 ‘캐스팅’ 이어 AI 영상 제작 플랫폼 '쇼티'로 사업 확대
이 기사는 2026-10-24 15:30:45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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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창업경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박이철 더블제로 대표 (출처=더블제로)

[딜사이트 이수민 인턴기자] "어떤 직업을 갖든 간에 가장 탑(Top)까지 올라갈 자신이 있었어요."


박이철(27) 더블제로(DoubleZero) 대표는 대학 시절 처음 사업에 실패했을 때 좌절하는 대신 업종을 바꿨다. 이후 우연히 경험한 영화·드라마 보조출연 아르바이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다시 창업에 도전했다.


촬영 현장의 출연자 모집과 계약 업무를 디지털로 바꾼 것이 시작이었다. 보조출연자 관리 플랫폼 ‘캐스팅(Casting)’을 선보인 데 이어 AI 영상 제작 플랫폼 ‘쇼티(Shoty)’로 사업을 넓혔다.


출연자 관리부터 영상 제작까지 촬영 현장의 전반의 불편을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더 나아가 쇼티로 자체 콘텐츠까지 만들어 지식재산권(IP)을 만들어내는 영상 플랫폼 사업자의 꿈을 꾸고 있다.


◆ 양식점 실패에서 배운 시장의 중요성…엑스트라 알바가 창업으로


박 대표는 고등학교 때부터 창업을 꿈꿨다. 박 대표는 꿈을 이루기 위해 중앙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해 소프트웨어벤처를 융합전공으로 삼았다. 현재 졸업까지 한 학기를 남기고 휴학 중이다.


첫 창업은 IT가 아닌 요식업이었다. 친구의 동업 제안을 받고 사업 경험을 쌓기 위해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서 양식점을 열었다. 하지만 상권 분석 실패로 일식으로 메뉴를 바꿔 다시 가게를 열었다.


박 대표는 "하고 싶은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의 핵심인 상권과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라고 회상했다. 지금은 요식업을 내려두고 더블제로에만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 기회는 뜻밖의 장소에서 찾아왔다. 영화와 드라마에 관심이 있던 박 대표는 주변의 권유로 보조출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당시 촬영 현장에서는 수백 명의 출연자를 전화와 문자로 모집하고 종이 계약서로 관리하고 있었다. 담당자는 계약서 내용을 다시 엑셀에 수기로 입력했다.


박 대표는 "알바 나간 당일 업계의 불편함을 발견했다"며 담당자를 섭외해 인터뷰를 하고 바로 다음날 개발에 들어갔다. 대학 동기와 함께 2024년 중반 개발에 착수한 캐스팅은 약 1년의 준비를 거쳐 2025년 6월 출시됐다.


캐스팅은 기존 업체들이 전화와 문자, 종이 계약서로 처리하던 출연자 모집과 계약, 출퇴근 관리를 통합한 애플리케이션이다. 기존 오프라인 업체의 일감을 뺏는 대신, 업체에게 전사적자원관리(ERP) 기능을 제공해 기존 업무 방식의 효율을 개선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캐스팅 도입 이후 업체의 인력 관리 업무량이 70% 이상 감소했다. 캐스팅은 월 1만건 이상 출연 계약을 처리하고 있으며 현재 누적 계약 건수는 15만건 이상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국내 촬영 현장의 절반 이상이 캐스팅을 사용하고 있다. 수익모델은 계약 건당 수수료 기반이지만 현재는 거의 안 받다시피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향후 과금 체계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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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티 작업 화면 (사진=이수민 기자)

◆ 국내 캐스팅 넘어 AI로…영화·드라마 제작의 까다로운 문제 공략


캐스팅이 국내 촬영 현장에서 자리를 잡자 박 대표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국내 시장에 머무르기보다 더블제로를 세계적인 큰 기업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려면 한국이 잘하는 분야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반도체와 엔터테인먼트 중에 내가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후자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두 번째 사업으로 AI 영상 제작 플랫폼 '쇼티(Shoty)'를 선택했다. 2026년 4월 개발을 시작한 쇼티는 같은 해 9월 출시됐다. 기존 영화·드라마 후반작업에서는 CG과 시각특수효과(VFX)를 구현하기 위해 3D 모델링 등 별도 수작업이 필요했다. 쇼티는 이 과정의 일부를 AI로 처리해 제작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영화·드라마 시장을 공략했다. 일반 상업 광고보다 배우의 표정, 얼굴, 카메라 구도 등을 구현하기 어려워 완성도를 높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쇼티는 현재 외부 AI 모델과 공개 데이터만 활용해 영상의 세부 표현을 학습하고 있다.


사업 방식도 일반적인 영상 생성 서비스와 다르다. 박 대표는 "기존 제작 파이프라인에 쇼티가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제작사와는 별도의 계약을 맺어 맞춤 기능을 따로 제공하고 있다.


개인 구독 서비스도 운영한다. 가격은 1만9000원부터 16만9000원까지 다양하다. 사업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박 대표는 “ 이름만 들면 알 만한 국내 제작사와 방송사들이 쇼티를 사용하고 있다”며 한 달에 47%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상 이유로 구체적인 업체명과 작품명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관련 작품은 2027년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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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티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부문 영상들 (출처=쇼티 홈페이지)

◆ 영상 편집 넘어 자체 콘텐츠까지…"돈보다 위대한 기업 만들고 싶어"


박 대표는 쇼티를 AI 영상 편집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제작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영상 생성과 편집뿐 아니라 제작 과정 전반에 AI를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쇼티의 기술을 활용해 더블제로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서 자체 IP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AI 영상 제작 도구 시장을 1조원 규모로 추산한다.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IP까지 확보하면 그 이상에 도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쇼티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는 ‘도전’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가슴 떨리는 일은 아무리 해도 망하지 않는다"며 "당신이 창업을 고민하는 시간에 누군가는 이미 시작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현재 쇼티를 바탕으로 아산나눔재단이 주최하는 정주영창업경진대회 비기너 부문 결선에 진출해 최종 피칭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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