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가 코스닥 상장에 실패하고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던 바이오기업 카인사이언스에 100억원을 투자하는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지난해 13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기업이지만, 파라투스는 오히려 상장 철회 이후 낮아진 기업가치에 주목했다. HK이노엔과의 공동개발이 임상 단계에 진입한 만큼 추가 기술이전이나 사업화 성과가 나오면 기업가치를 다시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파라투스는 지난 8월 4일 카인사이언스에 대한 1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마무리했다. NH벤처투자 등이 참여하는 200억원대 프리IPO 투자 라운드의 일환이다. 투자 당시 카인사이언스의 기업가치는 1000억원대 초반으로 책정됐다.
카인사이언스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10월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했다. 기술성평가를 통과했음에도 사업화 실적이 부족하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게 파라투스 측 설명이다.
재무상태도 좋지 않았다. 카인사이언스는 지난해 1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78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약 69% 늘었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그나마 자본잠식 규모가 전년 말 마이너스 257억원에서 크게 줄어든 것도 영업실적 개선 때문은 아니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보통주 전환으로 자본이 약 294억원 증가한 영향이 컸다. 회계상 자본구조는 개선됐지만 회사가 새로운 현금을 확보한 것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파라투스가 투자에 나선 것은 기업가치가 낮아진 반면 신약개발 사업에는 진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파라투스 관계자는 "기업가치가 1000억원대 초반으로 상당히 매력적인 수준이었다"며 "예비심사 청구 철회 이후 국내 제약사와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고 그 사이 파이프라인 개발도 진척됐다"고 했다.
파라투스가 주목한 사업은 핵심 후보물질 KINE-101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다. 카인사이언스는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으로 류마티스 관절염과 만성염증성탈수초성다발신경병증(CIDP) 등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HK이노엔과 KINE-101을 활용한 근감소증 치료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HK이노엔이 국내 임상 2상을 주도하고 카인사이언스는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과 기술지원을 담당한다. 올해 6월에는 해당 후보물질인 IN-207907의 임상 2상 시험계획이 승인됐다.
파라투스는 HK이노엔과의 협력이 단순한 연구계약을 넘어 실제 사업화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해외 기업들도 카인사이언스의 파이프라인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파라투스 측 설명이다. 다만 추가 기술이전 계약이나 사업화 수익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이번 투자는 카인사이언스에도 중요한 자금 수혈이다. 연간 영업손실이 100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임상시험을 이어가려면 추가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파라투스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조달하는 200억원대 자금은 후속 임상과 사업화 추진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앞으로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임상 2상에 진입했다고 해서 신약개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추가 기술이전이 지연되면 카인사이언스는 다시 자금조달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파라투스의 투자 성과 역시 결국 추가 사업화 계약과 코스닥 재상장 추진 여부에 달려 있다. 파라투스 측은 내년 상반기 새로운 사업화 성과를 확보해 기술성평가를 다시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파라투스는 현재의 재무상태보다 상장 철회 이후 낮아진 기업가치와 신약개발의 진전에 베팅한 셈이다. 카인사이언스가 HK이노엔과의 공동개발을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하고 상장에 재도전할 수 있을지가 100억원 투자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