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연 인턴기자] 코스피가 12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3% 넘게 급락하며 6400선 아래로 밀렸다. 한글날 연휴 기간 미국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4% 넘게 하락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도 4% 넘게 떨어지며 850선을 내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1.69포인트(3.65%) 내린 6384.2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0.72% 내린 6578.17로 출발한 뒤 장중 낙폭을 키웠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64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8월 11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원을 넘게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기관도 1107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조4674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냈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39% 내린 25만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4.52% 하락한 160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까지 4거래일 동안 12%가량 하락했다.
다른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SK스퀘어는 6.29% 급락했고 삼성전기는 3.82% 내렸다. 삼성전자우도 3.71% 하락했다. 현대차는 1.39%,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8%, LG에너지솔루션은 0.75% 각각 떨어졌다.
코스닥도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08포인트(4.83%) 내린 849.19에 거래를 마치며 850선을 내줬다.
국내 증시 휴장 기간 미국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점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지수는 모두 상승했지만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41% 하락했다.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경계감도 다시 불거졌다. 국내 증시 휴장 기간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이 기존 시장에 알려진 700억달러보다 낮은 500억달러 수준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AI 인프라 관련주의 낙폭이 확대됐다. 이후 연환산 매출이 700억달러 이상이라는 반박성 보도가 나왔지만 관련주 주가는 낙폭을 크게 만회하지 못했다.
중동 정세와 미국 국채금리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공항 피격 등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재차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3%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점도 수급 부담으로 꼽힌다. 그동안 외국인 매도 물량을 기타법인 매수가 상당 부분 흡수해왔지만 자사주 매입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기존의 수급 완충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눈의 높이’ 보고서에서 자사주 매입 정책 발표 이후 기타법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가 삼성전자 14조7000억원, SK하이닉스 34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예정금액은 15조원, SK하이닉스는 40조원이다. 조 연구원은 현재 일평균 매입 속도를 감안하면 이번 주가 지나면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물량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외국인 지분율도 낮아진 상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46.35%, 49.52%로 52주 최저 수준이다. 52주 최고치인 52.62%, 55.61%와 비교하면 각각 6%포인트가량 낮다. 조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외국인 수급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는지가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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