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승연 인턴기자] 금융권에서 잇따라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가 공공부문 사이버보안 평가와 책임체계를 대폭 강화하면서 기업·정부간거래(B2G) 보안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사이버보안 실태평가 대상을 오는 2028년 2000여개 국가·공공기관으로 확대하고 보안 인력과 조직을 보강할 계획이다. 이에 제로트러스트를 비롯한 보안 솔루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일 신한은행은 고객 약 2만5000명의 대출 관련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명과 전화번호, 연소득, 산출한도 등 대출 신청과 관련한 개인 신용정보가 포함됐다. 모바일 홈페이지 내 대출 모집인이 사용하는 간편조회 기능이 악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으로 추정된다. 신한은행은 사고 인지 직후 외부 인터넷주소(IP)를 차단하고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긴급조치에 나섰다.
다음날에는 KB국민은행에서도 외부 침입에 따른 고객정보 100여건의 유출 사실이 확인됐다. 정보가 유출된 곳은 직원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으로 일반 고객이 이용하는 인터넷·모바일뱅킹 시스템과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KB국민은행도 사고를 확인한 뒤 해당 서버와 접근 경로를 차단했다.
◆보안평가 넘어 인력·조직도 강화
보안사고가 반복되면서 정부도 공공부문의 사이버보안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해킹 등 사이버공격으로 발생한 공공부문 정보유출 사고는 247건에 달했지만 징계처분은 9건에 그쳤다. 비정무직 기관장이 직접 징계를 받은 사례도 없었다.
정부는 지난 1일 행정안전부·국가정보원·인사혁신처·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부문 사이버보안 책임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기본적인 정보보호 수칙 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처리기준을 마련하고, 위중한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기관장 등 감독자에게도 책임을 부과하도록 관련 규정을 명문화할 계획이다. 징계기준도 높인다.
사이버보안 실태평가도 강화한다.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감점하고 사고 이후 신속한 조치 여부를 평가하는 신규 지표를 도입한다. 현재 153개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정보원 주관 사이버보안 실태평가는 2028년까지 2000여개 국가·공공기관으로 확대된다.
행정안전부는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지방자치단체의 보안 인력도 보강하고, 중장기적으로 민간 전문가가 이끄는 전담조직을 설치할 계획이다. 보안 활동에 필요한 기본 예산을 파악해 안정적인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논의한다.
평가 대상과 보안 조직이 함께 확대되면서 공공기관을 고객으로 둔 B2G 보안업체의 사업 기회도 넓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발간한 '연이은 해킹 & 공공기관 사이버 보안 강화' 보고서에서 금융권처럼 상대적으로 보안에 대한 인식과 투자 수준이 높은 산업에서도 해킹이 발생하고 AI를 활용한 공격까지 나타자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여기에 공공부문 보안 강화가 맞물리면서 제로트러스트(Zero Trust)와 B2G·기업간거래(B2B) 보안기업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로트러스트는 내부 사용자나 기기라고 해서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고 접속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신원을 확인해 필요한 자원에만 최소한의 접근권한을 부여하는 보안 방식이다.
◆국내외 증시도 보안주 강세
금융권 해킹에 따른 보안 투자 확대 기대는 국내 보안주 투자심리에도 반영됐다.
국내 증시에서는 지난 6일 주요 보안주가 동반 상승했다. 안랩은 전 거래일보다 15.58% 오른 8만9000원에 마감했다. 지니언스는 20.83% 상승한 2만4650원, 샌즈랩은 상한가인 8970원, 라온시큐어는 29.98% 오른 1만4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니터랩과 파수AI, SGA솔루션즈, 엑스게이트도 각각 11.23%, 15.60%, 15.61%, 9.10% 상승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포티넷은 전 거래일보다 3.88% 오른 191.27달러(약 25만6000원)에 마감했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2.27% 상승한 278.86달러(약 37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팔로알토네트웍스도 3.23% 오른 419.91달러(약 56만1000원), 지스케일러는 5.18% 상승한 212.25달러(약 28만4000원)에 마감했다. 포티넷과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이날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권 연구원은 “미국 사이버 보안 기업들의 주가 강세, 보안기업들의 4분기 성수기라는 계절성과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B2G & B2B 사이버 보안기업들의 관심들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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