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광호 기자] 차세대 배터리 기업 ‘리베스트’의 초기 재무적투자자(FI)가 9년 만에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초기 펀드 청산을 앞둔 퓨처플레이가 보유 구주 매각에 착수하면서다. 리베스트가 플렉시블 배터리 기술 개발을 넘어 최근 항공용 배터리 위탁생산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데다, 올해 유니드가 1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등 대기업의 전략적 투자가 이어진 만큼 신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탈(VC) ‘퓨처플레이’는 최근 초기 블라인드 펀드의 청산 기한이 임박함에 따라 보유 중인 리베스트 구주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신규 투자자에게 일정 수준의 할인 가격을 제시하고 VC를 비롯한 FI와 전략적투자자(SI) 등을 상대로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퓨처플레이는 리베스트가 설립 초기였던 2017년 시드(Seed) 투자를 단행한 초기 투자자다. 이번 매각 역시 리베스트의 사업 전망이나 투자전략 변화보다는 펀드 만기 도래에 따른 청산 목적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격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퓨처플레이가 보유한 구주가 어느 수준의 가격에서 거래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4월 유니드가 리베스트에 100억원을 추가 투자하면서 비교 가능한 최근 투자 가격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유니드는 당시 리베스트 주식 5970주를 취득했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주당 투자단가는 약 167만5000원이다.
가격과 함께 신규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변화는 리베스트의 사업 영역 확대다. 해당 구주 인수를 검토한 VC 관계자는 “플렉서블 배터리만 제시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배터리 제조 외주 물량을 확보하며 유의미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베스트는 자체 플렉시블 배터리 개발·판매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보유한 배터리 설계·생산 기술을 활용해 다른 업체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위탁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차세대 배터리 기업 앰프리어스 테크놀로지(Amprius Technologies)와의 협업이다. 리베스트는 앰프리어스의 실리콘 음극 기반 고성능 배터리를 대전 생산시설에서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항공용 배터리 양산에 들어간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앰프리어스와 연간 100만셀 규모의 양산 셀 공급을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는 자체 플렉시블 배터리 개발·판매에 집중했던 기존 사업구조에 위탁생산이라는 새로운 수익원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체 생산설비와 배터리 기술을 외부 물량 생산에 활용해 매출로 연결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확보한 셈이다.
리베스트는 201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을 중심으로 설립된 2차전지 전문기업이다. 설립 당시 사명은 웨어러블텍이었다. 2016년 11월 플렉시블 리튬이온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한 이후 사명을 리베스트로 변경했다. 독자적인 배터리 셀 설계와 소재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워치·스마트패치·스마트링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 등 공간 제약이 큰 웨어러블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플렉시블 배터리를 개발해왔다.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외부 투자도 꾸준히 유치했다. 2017년 퓨처플레이의 시드 투자를 시작으로 포스코기술투자,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등 VC와 KB증권을 비롯한 FI들이 자금을 댔다. 2021년에는 포스코기술투자와 KB증권, S-OIL, 유니드 등이 참여한 시리즈B 투자로 약 123억원을 조달했다.
사업회사들의 후속 투자도 이어졌다. 유니드는 2020년 10억원, 2021년 3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4월 1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누적 투자액은 140억원으로 늘었고 지분율도 17.1%까지 확대됐다.
특히 유니드와 S-OIL 등 대기업은 단순 FI가 아닌 SI로 리베스트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유니드는 2020년 10억원, 2021년 3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4월 1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누적 투자액은 140억원으로 늘었고 지분율도 17.1%까지 확대됐다.
S-OIL 역시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5억원을 투자해 현재 약 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S-OIL은 미래 기술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차원에서 리베스트 지분을 확보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처럼 대기업의 후속 투자가 이어진 가운데 리베스트의 사업모델이 자체 플렉시블 배터리에서 고성능 배터리 위탁생산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이번 구주 거래의 주요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퓨처플레이가 제시하는 구주 가격이 올해 유니드의 투자 가격과 비교해 어느 수준에서 형성되느냐에 따라 신규 FI가 느끼는 가격 매력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최근 확보한 위탁생산 물량이 실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경우 향후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