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연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40원대 초반까지 내려가며 1년 11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달러 강세 압력이 커졌지만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달러 매도 물량이 이어지면서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9원 내린 1340.5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2024년 10월 4일 1333.7원 이후 약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1334.7원까지 내려가 같은 해 10월 4일 장중 기록한 1331.3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가파른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9일 1397.7원에 마감하며 1400원 아래로 내려선 뒤 낙폭을 확대했다. 최근 고점이었던 지난 7월 1일 장중 1559.2원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여 만에 200원 이상 떨어졌다.
최근 환율 하락의 핵심 배경으로는 국내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 우위가 꼽힌다. 수출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시장에 달러 매도 물량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일 발간한 ‘원/달러 환율 하락 진단(3)’ 보고서에서 최근 수출 호조에 따른 기업발 달러 공급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 우위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서학개미와 외국인직접투자(FDI) 등 구조적인 달러 수요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환율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하단을 기존 전망보다 낮은 1300원대 초반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4분기 평균 환율 전망치는 1380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앞서 지난달 말 내놓은 9월 전망에서도 달러 공급 우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확대에 따라 추가 달러 공급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제시한 9월 환율 전망 범위는 1340~1410원으로, 이날 종가는 전망 범위의 하단 수준까지 내려왔다.
특히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갔다는 점이 눈에 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6만2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고용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달러 강세 압력도 커졌다.
실제 이날 달러인덱스는 오후 3시37분 기준 99.09로 전 거래일 98.91보다 상승했다. 통상 달러 강세는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지만, 이날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등 국내 달러 공급 요인이 이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간에 환율이 빠르게 내려온 만큼 추가 하락 속도는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NH투자증권은 환율이 1300원대에 안착하면서 기업들의 추가 달러 매도 유인이 낮아질 수 있고, 환율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 수요 역시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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