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수민 인턴기자] 중국이 e스포츠를 내수 경제 확장 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게임과 중계 중심이던 e스포츠를 오프라인 대회로 확대해 관람객의 숙박·외식·관광·쇼핑 소비까지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중국음상디지털출판협회(中国音像与数字出版协会)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e스포츠산업 매출은 293억3100만위안(약 5조8760억원)으로,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이용자는 4억95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131억1500만위안(약 2조6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 늘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산업 매출의 80% 이상이 온라인 중계에서 발생했다. 중국 정부가 수익성 좋은 e스포츠를 경기장 밖으로 연결하려는 이유다.
◆中 베이징·상하이, e스포츠 집중 육성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는 지난 7월1일 ‘게임·e스포츠 산업 고품질 발전 촉진 조치’를 발표했다. 2028년까지 프로 e스포츠 대회를 300회 이상 열고 관련 기업 150개 이상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AI와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도 e스포츠에 접목한다.
중국 지자체들의 지원도 강화된다. 베이징시는 국제급 e스포츠 대회에는 최대 500만위안(약 10억원), 국가급 대회에는 최대 300만위안(약 6억원)을 지원한다. e스포츠와 소비를 결합한 행사에도 최대 200만위안(약 4억원)을 지급한다.
상하이는 같은 달 e스포츠를 아예 ‘대회 경제(赛事经济)’에 포함했다. 상하이시는 지난 7월30일 e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 ‘상하이 e스포츠 마스터스(上海电竞大师赛)’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목표는 단순히 경기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상하이는 2028년까지 전국급 이상 스포츠대회의 경제 파급효과를 1000억위안(약 20조340억원)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관람·관광·소비 하나로…지역 상권 살리는 e스포츠
실제 e스포츠 대회가 지역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베이징 국가체육장 냐오차오(鸟巢)에서 열린 왕자영요 프로리그(KPL·王者荣耀职业联赛) 결승에는 6만2196명이 입장했다. 이 가운데 티켓 구매자의 85% 이상이 베이징 이외 지역에서 왔다.
경기를 보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사람들이 이동하면 경기 티켓뿐 아니라 교통과 숙박, 외식, 쇼핑 소비가 함께 발생한다. e스포츠가 온라인 콘텐츠를 넘어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오프라인 이벤트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 일부 지역은 이를 정책에 직접 반영하고 있다. 퉁저우구(通州区)는 올해 e스포츠 대회와 관광을 묶은 ‘관람+관광+소비’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기 티켓을 관광지와 호텔, 상권에서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방식이다.
중국의 e스포츠 육성은 최근 강조하는 ‘대회 경제(赛事经济)’와 맞닿아 있다. 대회 경제란 대회(event) 개최를 핵심 동력으로 삼아 다른 분야가 발전하는 경제 생태계를 말한다.
대회 경제는 경기 자체에서 벌어들이는 입장권 수입보다 경기로 사람을 이동시키고 주변 산업의 소비를 늘리는 것에 초점을 둔다. 7월을 전후해 베이징의 e스포츠 육성책과 상하이의 대회 경제 정책이 잇따라 나온 것도 이런 흐름과 맞물린다.
중국에서 e스포츠는 게임과 중계 중심의 산업을 넘어 대회를 통해 관람객을 도시로 끌어들이고 지역 소비를 만드는 수단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국의 e스포츠 육성…韓도 무관하지 않아
중국의 e스포츠 육성은 한국에도 의미가 있다. 한국은 선수와 프로리그, 게임 콘텐츠 등에서 오랫동안 글로벌 e스포츠 경쟁력을 쌓아왔다.
정부도 지난 4일 발표한 ‘스포츠 정책비전 2030’에서 e스포츠를 한국이 국제 경쟁력을 가진 분야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 등을 고려해 스포츠토토 발행종목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역시 스포츠대회를 관광과 연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역 스포츠대회와 관광상품을 연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e스포츠로 외부 방문객을 유치하고 지역 소비를 늘리려고 하는 것이다.
차이는 중국이 최근 e스포츠를 한국보다 직접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이다. 상하이와 베이징은 대회 유치비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기장 주변 상권과 관광지, 숙박시설까지 연결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도 경쟁 요인이 될 수 있다. 향후 국제 e스포츠 대회를 어느 도시가 유치하느냐가 경기 개최 실적을 넘어 해외 팬과 관광객을 어느 나라로 끌어들이느냐의 경쟁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 정부도 지난 4일 발표한 ‘스포츠 정책비전 2030’에서 K-스포츠와 K팝, 관광을 결합해 해외 방문객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관련 정책에서 e스포츠는 K-콘텐츠와 관광을 연결하는 핵심 분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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