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하나자산운용은 8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순자산 총합(AUM)이 줄어 상위 10개사 가운데 유일한 역성장을 기록했다. 단기채권형 ETF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데다 국내 증시 반등에 따른 주식형 상품의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4일 딜사이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의 올해 8월 말 기준 ETF AUM은 4조6460억원으로 전월(4조7151억원) 대비 691억원 감소했다. ETF 시장 상위 10개 운용사 가운데 AUM이 감소한 곳은 하나자산운용이 유일하다.
8월 ETF 시장은 지난달 큰 폭의 조정을 거친 뒤 회복세를 보인 시기다. 이런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하나운용의 성적은 상당히 아쉬웠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1위부터 9위까지의 운용사들은 적게는 286억원에서 많게는 5조5288억원의 AUM을 늘리며 반등 물살을 탔다.
AUM 감소를 이기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단기채권형 ETF의 부진이 꼽힌다. 하나운용이 현재 운용 중인 채권형 ETF는 주식·채권 혼합형을 제외하고 총 5개 종목이다. 이 가운데 '1Q 단기특수은행채액티브'를 제외한 4개 종목에서 순자산이 일제히 줄어들었다.
상품별로 보면 ▲1Q 단기금융채액티브(-666억원) ▲1Q 머니마켓액티브(-588억원) ▲1Q CD금리액티브(합성)(-363억원) ▲1Q 중단기회사채(A-이상)액티브(-149억원) ▲1Q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8억원) 순으로 순자산이 감소했다. 이들 상품에서 줄어든 순자산만 총 1774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런 상품 포트폴리오가 8월 단기채권 시장 분위기와 정반대였다는 점이다. 이달 단기채 ETF는 증시 변동성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잠시 파킹 해두는 용으로 여겨지며 자금이 몰렸다. 실제 전체 시장 기준 단기 채권형 ETF의 순자산은 7722억원 증가했다.
시장 전반에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하나운용의 단기채 ETF에서만 자금이 빠져나간 배경에 대해 회사 측은 관련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본부장은 "기존 은행 예금을 이용하던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잠시 유입됐으나 채권 시장마저 변동성이 커지자 다시 예금 상품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극도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의 경우 단기 금융채 파킹형 상품조차 불안하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형 상품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빈약했다는 점도 AUM 감소 요인으로 거론된다. 8월 들어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국내 주식형 라인업은 레버리지를 제외하면 ▲1Q 200액티브 ▲1Q K반도체TOP2+ ▲1Q K소버린AI ▲1Q 코리아밸류업 등 4개 종목에 불과하다.
실제 하나운용의 전체 AUM 비중을 보면 채권형(38.5%)과 해외지수형(29.0%)이 약 70%를 차지하는 반면 국내 주식형 비중은 30% 수준에 그친다. 국내 시장 반등 국면에서 주식형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 기회를 흡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나운용 상품 구성의 한계는 10위권 수성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톱10 밖에서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호시탐탐 진입을 노리고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AUM은 2조8273억원으로 하나운용과 약 1조8000억원의 격차가 있지만 지난 한 달 동안에만 순자산을 2153억원 늘리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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