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벤처캐피탈(VC) 사제파트너스가 KIF 출자사업에서 첫 단독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따냈다. 최근 한국법인 대표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서 1조원 짜리 블라인드 펀드를 만들어냈던 박은수 전 전무가 합류한 결과로도 풀이된다. 사제파트너스는 역외펀드 중심의 크로스보더 투자에 더해 최근 한국법인의 벤처투자회사 등록까지 마치면서 역내·외 펀드를 병행할 기반을 갖췄다.
2일 VC 업계에 따르면 사제파트너스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주관하는 2026년 KIF투자조합 출자사업에서 인공지능(AI) 글로벌 분야 GP로 최종 선정됐다. 사제파트너스가 국내 출자사업에 단독 GP로 지원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 글로벌 분야에는 국내외 6개 운용사·컨소시엄이 지원했다. 사제파트너스를 비롯해 비커밍벤처스, 새한창업투자, 어센도벤처스-Bogazici 등 4곳이 숏리스트를 통과했고 현장실사와 프레젠테이션 평가를 거쳐 사제파트너스가 최종 낙점됐다.
단독 GP 선정은 KIF가 AI 글로벌 분야에 해외 VC와 역외펀드의 참여를 허용하면서 가능했다. KIF는 원칙적으로 국내법에 따른 벤처투자조합과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출자하지만 해당 분야에는 별도의 예외를 뒀다. 공고상 최소 펀드 결성액은 200억원이며 KIF가 100억원을 출자한다.
사제파트너스는 한국과 북미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크로스보더 VC다. 이기하·김광록 대표 파트너가 공동 운영하고 있으며 사명은 멘토와 멘티의 관계를 뜻하는 사제지간에서 따왔다. 투자기업과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간 관계를 이어간다는 운용 철학을 담았다.
이번 선정은 사제파트너스가 국내 운용 기반을 넓히는 시점과 맞물렸다. 사제파트너스는 미국에서 역외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해왔지만 국내 벤처투자회사 자격이 없어 국내법상 벤처투자조합을 독자적으로 결성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국내 투자 과정에서는 관련 자격을 갖춘 운용사와 공동운용(Co-GP) 구조를 활용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다. 사제파트너스는 업스테이지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뒤 후속 투자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IBK벤처투자와 약 400억원 규모의 Co-GP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투자했다.
독자 운용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지난 5월 미국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달 31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벤처투자회사 라이선스도 확보했다. 앞으로는 한국법인을 통해 국내 벤처투자조합을 직접 결성하고 출자사업에도 독자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KIF 선정과 한국법인의 VC 등록은 별개의 절차지만 사제파트너스의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는 맞닿아 있다. 미국 본사를 통한 역외펀드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동시에 한국법인을 통해 역내펀드와 국내 출자자(LP) 풀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KIF 자펀드는 해외법인이나 연구시설을 보유한 국내 AI 기업, 한국인 창업자가 설립한 해외법인, 해외 매출·투자 유치 실적을 갖춘 스타트업 등에 투자한다. 업스테이지 투자로 AI 기업의 초기 발굴부터 성장단계 후속 투자까지 경험한 사제파트너스의 강점이 부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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