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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억 AI기업 품은 농협은행…지분 이어 이사회도 장악
구예림 기자
2026-09-03 08:00:00
애자일소다 지분 56.4%·핵심인력 3명 투입…자체 AI 역량 내재화
이 기사는 2026-09-02 15:23:16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챗GPT)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은행이 인공지능(AI)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경영에 뛰어들었다. NH농협은행이 AI 기업 애자일소다의 과반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AI·디지털 전략을 책임지는 핵심 인력까지 이사회에 투입하면서다. 금융과 산업의 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은행업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단순한 전략적 투자를 넘어 외부 AI 기술과 인력을 사실상 은행의 자체 역량으로 끌어들이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7월 애자일소다 지분 56.44%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초 농협은행이 투입한 금액과 확보 지분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초 애자일소다 투자사인 이노에이엑스 공시를 통해 확인된 농협은행의 보유주식은 632만3363주다.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면서 애자일소다의 경영권도 농협은행으로 넘어갔다.


최근에는 지분 확보를 넘어 이사회 구성에도 직접 나섰다. 애자일소다는 지난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본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농협은행 임직원 3명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조주형 농협은행 AI비즈니스국장을 사내이사로, 배태권 AX전략부장과 장마리 테크기획부장을 각각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이다.


이사회에 투입하는 인력의 면면을 보면 농협은행이 애자일소다에 기대하는 역할도 읽힌다. 조 국장은 디지털전략국장과 AI비즈니스센터장을 거친 AI 사업 핵심 인물이다. 배 부장은 데이터사업부장과 기업디지털플랫폼부장을 역임했으며 장 부장 역시 IT경영정보부장과 IT정보계차세대추진단장을 거친 IT 전문가다. AI 사업과 AX 전략, IT 인프라를 각각 담당하는 현직 핵심 인력을 동시에 배치하는 구조다.


특히 현직 AI사업 책임자인 조 국장을 기타비상무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로 투입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농협은행이 최대주주로서 주주권을 행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애자일소다의 사업 운영과 주요 의사결정에도 관여하겠다는 의도로 읽힐 수 있어서다. 농협은행이 이미 의결권 과반을 확보한 만큼 지분과 이사회를 통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틀을 갖춰가는 셈이다.


은행이 비금융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핀테크기업 투자에 허용된 금산분리 규제의 예외가 있다. 현행 은행법 제37조 제1항은 은행이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증권을 15% 초과해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과 산업을 분리하는 금산분리 원칙을 반영한 조항이다.


은행법은 동시에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 대해서는 15%를 초과한 지분 보유를 허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의 핀테크 투자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정보통신기술이나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금융산업에 기여하거나 금융회사의 효율적인 업무 수행에 필요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등을 핀테크기업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이 같은 예외를 활용해 단순한 소수지분 투자를 넘어 애자일소다의 과반 지분까지 확보했다. 은행들이 핀테크나 AI 기업에 투자하거나 협업해온 사례는 적지 않지만 은행이 AI 기술기업의 경영권을 직접 확보하는 것은 금융권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농협은행이 애자일소다에 얼마를 투입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공개된 일부 신주·구주 거래를 통해 농협은행이 확보한 지분의 가치는 일정 부분 가늠할 수 있다.


애자일소다는 농협은행을 대상으로 보통주 128만45주를 제3자배정 유상증자했으며 발행가격은 주당 7031원으로 총 90억원 규모였다. 이노에이엑스가 농협은행에 넘긴 애자일소다 구주 95만2925주 역시 같은 주당 7031원에 총 67억원 규모로 거래됐다.


공개된 신주와 구주에 동일한 거래단가가 적용됐다는 점을 감안해 농협은행이 보유한 애자일소다 주식 632만3363주 전체에 주당 7031원을 단순 적용하면 지분 가치는 약 445억원으로 환산된다. 이는 실제 농협은행이 지급한 전체 인수대금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나머지 주식의 구체적인 취득가격과 거래구조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이 경영권까지 확보한 배경에는 자체 AI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려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농협은행은 2027년까지 은행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에이전틱 AI 은행(Agentic AI Bank)'을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외부 AI 기업과 단순 제휴하는 대신 기술과 개발 인력을 보유한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해 AI 역량을 내재화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인수 이후 애자일소다와의 협업도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7월 양사는 첫 공동 워크숍을 열고 사업·개발환경을 공유하는 한편 AI 에이전트 기반 공동 기획에 나섰다. 내부 업무 혁신과 고객서비스 고도화 등 실제 은행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과제를 중심으로 공동 프로젝트도 검토했다.


지난달에는 협업 범위가 고객 상담 영역까지 넓어졌다. 농협은행은 AI 기술을 활용한 상담서비스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직원 대상 AICC(AI Contact Center) 워크숍을 열고 애자일소다 전문가로부터 최신 AI 기술과 금융권 활용 사례를 공유받았다.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내부 업무에서 고객 접점까지 협업 범위를 넓히면서 애자일소다의 기술을 실제 은행 업무에 접목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애자일소다 입장에서도 농협은행의 인수는 단순한 최대주주 변경 이상의 의미가 있다. 취약했던 자본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자금이 함께 유입됐기 때문이다. 애자일소다는 지난해 매출 78억6100만원, 당기순손실 11억77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61억5200만원으로 당시 기준 자본잠식 상태였다.


올해 농협은행을 대상으로 9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90억원의 신규 자본 유입만으로 마이너스 자본을 상쇄할 수 있는 규모다. 올해 발생한 손익과 다른 자본 변동을 확인해야 현재 자본잠식 해소 여부를 확정할 수 있지만, 이번 증자가 애자일소다의 재무구조 개선에 상당한 효과를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농협은행이 확보한 경영권을 실제 AX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지 여부다. 과반 지분에 이어 AI·AX·IT 핵심 인력까지 이사회에 배치하며 경영 관여도를 높인 만큼 애자일소다의 기술을 은행 업무에 얼마나 빠르게 이식하고 생산성 향상과 고객서비스 개선으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금산분리의 예외를 활용해 품에 안은 애자일소다가 농협은행의 '에이전틱 AI 은행' 전환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NH농협은행이 AI 기업인 애자일소다의 지분을 대량 확보하고 경영권까지 갖게 됐다는데, 자세한 내용이 뭐야?
NH농협은행이 애자일소다의 지분 56.44%를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되었어요.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며 경영권을 갖게 된 농협은행은 최근 이사회 구성에도 참여했어요. 조주형 농협은행 AI비즈니스국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고, 배태권 AX전략부장과 장마리 테크기획부장을 각각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어요.
은행이 이렇게 다른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게 법적으로 가능한 거야?
금산분리 규제의 예외 조항 덕분에 가능해요. 현행 은행법은 은행이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15% 초과해서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금융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금융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핀테크 기업 등은 15%를 초과하는 지분 보유가 허용돼요.
농협은행이 애자일소다에 투자한 금액은 어느 정도고, 애자일소다의 재무 상태는 어때?
농협은행이 보유한 애자일소다 주식 632만3363주의 가치는 주당 7031원을 적용하면 약 445억원 규모로 환산돼요. 애자일소다는 지난해 매출 78억6100만원, 당기순손실 11억7700만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61억5200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어요. 하지만 올해 농협은행으로부터 9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받으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상당한 효과를 냈을 것으로 예상돼요.
농협은행이 애자일소다를 인수한 진짜 목적이 뭐야? 앞으로 어떤 협력을 할 계획이야?
2027년까지 은행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에이전틱 AI 은행(Agentic AI Bank)'을 구축하기 위해 AI 역량을 내재화하려는 목적이에요. 양사는 지난 7월 공동 워크숍을 열어 AI 에이전트 기반 공동 기획에 나섰으며, 최근에는 협업 범위를 고객 상담 영역까지 넓혔어요. 농협은행은 AICC(AI Contact Center) 워크숍을 통해 최신 AI 기술을 실제 은행 업무에 접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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