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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통합 현실화됐는데…산은 지방공항 거점화 ‘현상 유지’ 그치나
구예림 기자
2026-09-03 07:00:00
6년 전 ‘세컨드 허브 구축·노선 확장’ 제시…에어부산 소멸 앞두고 유지에 방점
이 기사는 2026-09-02 06: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챗GPT)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6년 전 산업은행이 그렸던 항공산업 재편의 밑그림이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까지 하나의 항공사로 합쳐지면서다. LCC 3사 통합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당시 산은이 함께 꺼내 들었던 또 하나의 청사진에도 시선이 쏠린다. 바로 '지방공항 기반 세컨드(제2의) 허브 구축'이다.


특히 부산의 셈법은 복잡하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성장한 에어부산은 통합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산은은 지방공항 노선이 과도하게 줄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역 항공사가 사라진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지는 아직 선명하지 않다. 6년 전 내걸었던 '세컨드 허브'가 통합 진에어 출범 이후 어떤 모습으로 현실화될지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지난달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3사 합병안을 승인하고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관계기관 인허가와 주주총회 승인 등을 거쳐 내년 3월 통합 진에어가 출범할 예정이다.


LCC 3사 통합은 2020년 11월 산은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면서 내놓은 항공산업 재편 구상의 한 축이다. 당시 산은은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면서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과 함께 계열 LCC 3사도 단계적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주목할 대목은 당시 산은이 LCC 통합과 함께 내놓은 지방공항 거점화 구상이다. 산은은 LCC 통합에 따른 기대효과로 '국내 LCC 시장 재편'뿐 아니라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한 세컨드 허브 구축', '통합 후 여유 기재를 활용한 지방공항 출도착 노선 확장'을 제시했다. 산은이 당시 사용한 표현은 기존 지방노선의 '유지'가 아니라 허브 '구축'과 노선 '확장'이었다.


정부의 설명도 이 같은 구상의 방향을 보다 구체화했다. 김상도 당시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세컨더리 허브는 피인수 기업의 연고 지역이 있기 때문에 지역의 기대, 기존 회사에 대한 존치 등을 고려해 모든 항공사가 다 인천국제공항을 베이스로 하기보다는 통합 LCC는 지방공항 베이스로 해서 새롭게 영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LCC의 기재와 노선 등을 활용해 지방공항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주목할 부분은 6년이 지나 LCC 통합이 실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당시 구상이 실제 사업 재편 과정에서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가 검증 대상에 올랐다는 점이다.


3개 항공사가 하나로 합쳐지면 노선과 운항 스케줄을 조정하고 기재와 조직을 재배치하는 작업이 불가피하다. 현재 에어부산은 부산 강서구에, 진에어와 에어서울은 서울 강서구에 본점을 두고 있다. 진에어가 나머지 두 회사를 흡수하는 구조인 만큼 별도의 결정이 없다면 경영·관리 기능은 존속회사인 진에어의 서울 본사를 중심으로 모일 가능성이 크다.


산은은 이 과정에서 지방공항 노선이 과도하게 축소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선 조정과 기재 재배치가 이뤄지더라도 지방공항의 운항 기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현재 산은이 강조하는 지방공항 노선 '유지'는 2020년 제시했던 세컨드 허브 '구축'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기존 노선의 과도한 축소를 막는 것은 지방공항 기능의 후퇴를 방지하는 효과는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지방공항의 거점 기능이 강화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산은이 항공사의 개별 경영 판단을 직접 결정하는 주체는 아니지만 항공산업 재편 과정에서 역할을 단순한 재무적투자자(FI)로 한정하기도 어렵다. 산은은 2020년 한진칼과 투자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인수후통합전략(PMI) 수립과 이행 의무를 부과하고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협의·동의권을 확보하는 등 통합 과정을 관리할 장치를 마련했다. 통합 진에어의 본점 소재지를 직접 결정할 수는 없더라도 당초 제시한 항공산업 재편 효과가 실제 구현되는지를 점검할 위치에는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는 에어부산 소멸 이후 지역 항공산업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어부산은 부산에 본사를 두고 김해공항을 핵심 거점으로 운영해온 지역 기반 항공사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에어부산 법인은 소멸하고 지역에 본사를 둔 독립 항공사와 이에 딸린 경영·관리 조직 역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에어부산 법인의 소멸이 곧바로 김해공항의 거점 기능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항공사 본점 소재지와 공항의 실질적인 허브 기능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통합 이후 부산에 더 많은 기재가 배치되고 부산발 신규 노선과 운항편이 늘어난다면 법인 소멸과 별개로 김해공항의 항공 거점 기능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


최근 부산 정치권이 통합 진에어의 부산 본사 이전을 요구하는 것도 이 같은 우려와 맞닿아 있다. 에어부산 소멸 뒤에도 부산이 실질적인 항공 거점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산은이 2020년 통합 LCC의 부산 본사 이전이나 부산 모항 지정을 약속했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부산 본사 이전 여부만으로 산은이 제시한 세컨드 허브 구상의 이행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 이후 부산을 비롯한 지방공항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노선과 운항편, 기재가 배치되는지다.


통합 이후 지방공항 노선과 운항 규모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친다면 산은이 2020년 제시한 '세컨드 허브 구축'과 '지방공항 출도착 노선 확장'이 어떤 방식으로 구현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반대로 신규 노선과 운항편, 배치 기재가 실질적으로 늘어난다면 당시 내세웠던 지방공항 거점화 구상도 구체적인 성과로 확인될 수 있다. 결국 6년 전 내건 '세컨드 허브'의 실효성은 통합 진에어의 본점 주소보다 통합 이후 지방공항에 얼마나 많은 기재와 노선, 운항편이 배치되는지를 통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하나로 합쳐진다는 게 맞아? 통합된 회사는 언제 생겨?
네,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합병해요. 지난달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3사 합병안을 승인하고 합병계약을 체결했어요. 이를 통해 내년 3월에 통합 진에어가 출범할 예정이에요.
이번 합병은 어떤 배경에서 추진되는 거야? 산업은행이 예전부터 계획했던 일이야?
2020년 11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며 내놓은 항공산업 재편 구상의 일환이에요. 당시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면서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과 함께 계열 LCC 3사도 단계적으로 통합하기로 했어요.
에어부산이 사라지면 부산 김해공항 같은 지방공항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던데, 산업은행의 입장은 뭐야?
에어부산이 통합 과정에서 소멸함에 따라 지역 항공산업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요. 산업은행은 노선 조정이나 기재 재배치가 이루어지더라도 지방공항 노선이 과도하게 축소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입장이에요.
통합 진에어가 성공적으로 지방공항 거점화 역할을 수행할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어?
본점 소재지보다는 지방공항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재와 노선, 운항편이 배치되는지가 핵심이에요. 산업은행이 2020년에 제시했던 '세컨드 허브 구축'과 '지방공항 출도착 노선 확장'이 실질적으로 구현되는지는 통합 이후 지방공항의 운항 규모를 통해 판가름 날 전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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