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삼일제약이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을 앞두고 수익성 방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매출 2000억원대의 중견 제약사로 성장했지만 연구개발(R&D) 투자비율이 낮아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인증을 위한 기본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회사가 복제약(제네릭)을 주요 사업모델로 두고 있어 약가 인하에 따른 실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달 18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한 달간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인증 신청을 받고 있다. 현행 인증 기준에 따르면 연간 의약품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직전 3개 사업연도 평균 의약품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5% 이상이어야 한다.
반면 삼일제약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회사의 R&D 투자비율은 2023년 1.60%에서 2024년 2.85%, 지난해 4.02%로 3년 연속 상승했지만 여전히 5%를 밑돌았다.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인증을 위한 기본 R&D 투자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셈이다. 올 상반기에도 R&D 투자액은 26억원으로 누적 매출액 대비 2.57% 수준에 그쳤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정부가 추진하는 약가제도 개편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5%로 낮추는 한편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약가 가산 60%를 최대 4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여부에 따라 향후 약가 인하에 따른 실적 영향에도 차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향후 약가제도 개편이 삼일제약의 실적에 상대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일제약의 사업구조가 자체 혁신신약보다는 제네릭과 외부에서 도입한 오리지널 의약품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회사 역시 반기보고서를 통해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의 제네릭을 직접 개발·생산·판매하는 것을 주요 사업모델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삼일제약의 전체 매출 1031억원 가운데 자체 생산 제품 매출은 555억원으로 53.8%를 차지했다. 외부에서 매입해 판매하는 상품 매출도 449억원으로 43.5% 수준이다. 자체 제품과 도입상품이 사실상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구조로 풀이된다.
특히 자체 생산 제품 가운데 삼일제약이 별도로 공개한 주요 품목에는 성분영양제 '리박트', 위장관운동조절제 '포리부틴', 파킨슨병 치료제 '프라펙솔', 간장질환용제 '리비디', 해열·진통·소염제 '부루펜' 등이 있다. 이 중 회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은 한 건도 없으며 프라펙솔, 리비디 등이 제네릭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삼일제약이 최근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과 2024년 각각 65억원과 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회사는 지난해 2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에도 14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수익성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약가 인하까지 현실화될 경우 실적 회복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제네릭 약가 인하 영향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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