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과도한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투자자의 거래를 제한하는 방식에서 상품 자체의 위험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국의 위험가치(VaR) 기반 관리와 홍콩의 '가변 레버리지'가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로 제시됐다.
19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이후,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VaR(Value-at-Risk)을 통한 일일수익률 제한이나 홍콩의의 목표 레버리지를 조정할 수 있는 '가변 레버리지(flexible leverage)' 제도를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해외 사례를 소개하면서 국내에서도 시장 상황에 따라 레버리지 수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위험관리 수단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키운 변동성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처음 상장됐다.
상품 출시 직후 거래가 빠르게 늘었다. 상장 첫날 거래대금만 10조4000억원으로 전체 ETF 거래대금의 약 27%를 차지했다. 같은 시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확대되면서 레버리지 상품의 시장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주가가 오르면 기초주식을 추가 매수하고 떨어지면 추가 매도한다. 이 같은 리밸런싱 거래가 기존 주가 방향을 강화하면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입법조사처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대외 불확실성, 투자자 간 수급 충돌 등이 함께 작용한 만큼 ETF를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의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美 VaR로 위험한도 관리…홍콩은 배율 직접 조절
입법조사처가 주목한 해외 사례는 미국과 홍콩이다.
미국은 파생상품을 활용하는 ETF에 증권거래위원회(SEC)의 'Rule 18f-4'를 적용한다. 스트레스 테스트 등 위험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VaR를 기준으로 레버리지 위험한도를 관리한다. VaR는 일정한 시장 조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규모를 추정하는 지표다. SEC는 이 규제가 사실상 레버리지 ETF의 목표 일일수익률을 기초지수 수익률의 200% 이내로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홍콩은 시장 상황에 따라 레버리지 배율 자체를 조절한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지난 7월 '가변 레버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최대 한도 안에서 운용사가 다음 거래일의 목표 레버리지를 변경하고 이를 전날 장 종료 후 공시하는 방식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배율을 낮추면 목표 투자 규모가 감소한다. 이에 따라 배율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리밸런싱 거래도 줄어 기초주식에 가해지는 매매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韓도 '시장 충격 관리'로 규제 확대 가능성
입법조사처는 국내에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상품의 레버리지 수준을 조정하는 방식을 위험관리 수단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소수 대형주의 시장 비중이 큰 국내 증시에서는 상품 규모와 기초종목 유동성을 함께 살피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국내 규제는 기본예탁금과 사전교육 등 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투자자 보호뿐 아니라 상품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까지 규제 대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국회에서는 시장이 급변할 경우 금융위원회가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 수준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입법조사처는 향후 발동 요건과 적용 범위·기간을 구체화하고 기존 투자자의 손익구조가 바뀌는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미 상장된 상품의 레버리지 수준을 변경할 경우 기존 투자자가 당초 선택한 손익구조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이해관계도 함께 고민을 해야한다고 보고서를 통해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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