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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베팅한 한투의 속내…단순 라이선스 아닌 LP 확보
김규희 기자
2026-08-20 07:40:00
발행어음·RP 등 단기자금 한계 넘어 생보사 초장기자금 결합… 17조 운용자산 재편 자본 효율성 극대화
이 기사는 2026-08-19 07:15: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생명 사옥 (제공=KDB생명)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을 표면적 요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단기 조달 중심의 투자금융 자산을 초장기 자금과 결합해 '단기에서 장기로 이어지는 완결형 자본 순환 고리'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최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선정했다. 이번 입찰에서 매각 측인 산업은행은 원매자들에게 필요한 자본보충 규모를 직접 적어내도록 요구하며 인수자가 원하는 수준에 맞춰 사전 자본확충을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번 인수전에는 한투 외에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이 본입찰에 뛰어들었으나 최종 승부는 인수 후 자본확충 의지에서 갈린 것으로 전해진다. 한투지주는 인수 직후 최대 1조원 안팎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해 매각 측의 오랜 유찰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자체 자본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기존 보험사들과 달리 비보험 금융지주로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한투그룹의 이번 행보는 한국투자증권 IB 부문의 태생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한투증권은 그동안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발행어음과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통해 10조원대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 자금은 우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국내외 인프라 등 고수익 장기 대체투자 자산에 투입됐다. 조달 만기는 짧고 운용 만기는 긴 전형적인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ALM) 구조 탓에 금리 변동기마다 차환 부담과 유동성 관리 압박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수십년 만기의 보험료가 안정적으로 유입되는 생명보험사를 품게 되면 이 같은 조달 구조의 병목 현상이 해소될 수 있다. 한투증권,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시장에서 양질의 대체투자 딜을 발굴하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이를 펀드로 구조화하고 KDB생명이 초장기 자산으로 인수하는 완결형 자본 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과거 메리츠화재의 풍부한 운용자금을 바탕으로 메리츠증권의 IB 딜을 장기 인수해 그룹 전체의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했던 성공 방정식을 벤치마킹한 구조로 해석된다.


KDB생명이 보유한 17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재편해 얻을 수 있는 추가 수익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KDB생명은 그동안 운용 전문성 부족과 자본건전성 규제 압박으로 인해 국공채와 특수채 등 단순 안전자산 위주로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해 왔다.


한투그룹의 대체투자 운용 역량을 이식해 전체 운용자산이익률을 1%포인트만 끌어올려도 연간 1700억원 수준의 추가 순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발생하는 견조한 운용 수익으로 인수 직후 단행할 조 단위 자본확충 부담을 상당 부분 자체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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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엄격히 제한하는 보험업법 규제는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증권 취득 한도와 계열 증권사가 주선한 사모사채 매입 제한 등 촘촘한 방화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복수의 대형 기관투자가가 참여하는 블라인드 펀드 출자나 공동 투자 방식을 활용하면 법적 테두리 안에서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금융지주가 보험사를 단순한 비이자이익 확대 수단으로 바라보는 것과 달리 한투그룹은 그룹 IB 생태계를 완성할 장기 유동성 풀로 바라보고 있다"며 "대체투자 소싱 능력과 초장기 부채의 결합은 발행어음 한도에 갇혀 있던 한투증권의 자산 확장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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