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 사이에서 조(兆) 단위 규모의 선대 재편을 추진한다. 양사 모두 한앤코가 가진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13일 한앤컴퍼니는 SK해운이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6척을 넘겨받고 대신, 에이치라인해운에 유조선(Tanker) 12척과 현금 약 3억 달러를 이전하는 거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화주 및 대주단의 동의를 받고 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SK해운의 자산은 약 11조원, 에이치라인해운은 약 5조원 규모가 된다. SK해운은 이 재편을 통해 LNG 운반선 32척을 운항하는 아시아 최대이자 글로벌 3위권 LNG 선사로 올라선다. SK해운은 가스선 중심의 친환경 에너지 수송 전문성을 강화하게 된다. 에이치라인해운은 벌크선 및 유조선 중심의 부정기선·탱커 사업을 확대하는 계기를 맞는다.
선대 교환이 이뤄지면 한앤코는 성격이 다른 선대를 분리해 향후 기업 매각이나 투자 유치 시 기업 가치를 더 명확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앤코와 HMM의 SK해운 매각 협상이 지난해 결렬된 이후 ‘플랜 B(우회 엑시트 전략)’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가장 큰 걸림돌은 'LNG선 사업부' 처리 문제와 '몸값 이견'이었다. 당시 HMM은 SK해운에서 LNG선을 제외한 유조선(탱커)과 벌크선 사업부만 떼어서 약 1~2조 원에 사겠다고 요구했다. 한앤코는 알짜배기인 LNG선을 제외한 통매각을 고수했고 전체 몸값으로 4조원을 요구했다. 이 괴리가 너무 컸고 결국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한앤컴퍼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 등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으로 LNG 운송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에이치라인해운은 LNG 운반선을 넘기는 대신 국내외 화주와 장기 운송계약이 체결된 유조선을 확보해 원유와 원자재 운송까지 아우르는 해운사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2014년 한진해운 전용선 사업부를 인수해 에이치라인해운을 설립한 뒤 2016년 현대상선(현 HMM) 벌크선 사업부를 인수해 합쳤다. 2018년에는 SK해운 경영권을 인수했다.
에이치라인해운의 영업이익은 설립 직후인 2015년 1273억원에서 지난해 3694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895억원에서 7538억원으로 증가했다. SK해운의 영업이익 역시 한앤컴퍼니 인수 당시인 2018년 733억원에서 지난해 5040억원으로 늘었으며 EBITDA는 2317억원에서 7811억원으로 증가했다.
한앤컴퍼니는 2010년 설립된 국내 대표 PEF 운용사로 설립 이후 38개 이상 기업에 3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경영권 인수와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설 자산운용사 에이치캠(HCAM)을 통해 5000억원 규모의 첫 부동산 전용 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등 투자 영역을 다각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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