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민경장군’으로 친숙한 개그우먼 김민경을 앞세워 플러스 사이즈 여성복 시장을 공략한 공구우먼이 TS인베스트먼트에 짭짤한 투자 성과를 안겨줄 전망이다. 기성 패션업계가 충분히 주목하지 않았던 고객층의 수요를 파고든 공구우먼의 성장에 올라탄 결과다.
올해 TS인베스트먼트는 공구우먼에 투자한 지 약 7년 만에 엑시트 막바지에 들어섰다. 잔여지분 거래가 모두 종결되면 TS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펀드는 주식 매각과 배당을 합쳐 약 536억원을 회수한다. 투자원금 147억원 대비 3배 이상 회수에 성공하는 셈이다.
12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TS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티에스 2018-12 M&A 투자조합’은 나인앤컴퍼니 잔여지분 235만주 전량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거래 종결 절차를 밟고 있다. 나인앤컴퍼니는 지난 6월 공구우먼에서 사명을 변경한 코스닥 상장사다.
공구우먼은 플러스 사이즈 여성복에 특화해 성장한 이커머스 업체다. 다양한 사이즈 상품을 제공하면서 기존 여성복 시장에서 선택지가 제한됐던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 회사 이름인 ‘공구(09)’에도 0부터 9까지 모든 숫자처럼 다양한 여성을 위한 옷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개그우먼 김민경과의 인연도 길다. 공구우먼은 2019년 김민경을 전속모델로 발탁했다. ‘민경장군’이라는 친근하고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가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떨어졌다. 이후 김민경과 룩북과 광고, 온라인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며 플러스 사이즈 의류도 예쁘고 다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TS인베스트먼트가 공구우먼을 투자한 것도 같은 해다. 2019년 12월 티에스 2018-12 M&A 투자조합을 통해 김주영 창업자가 보유한 지분 48.64%를 147억원에 인수했다.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산출한 당시 공구우먼의 전체 지분가치는 약 300억원이었다.
투자 이후에는 단순 재무적투자자(FI)를 넘어 경영 파트너 역할을 맡았다. 외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파견하고 재무관리와 내부통제 체계를 정비하면서 IPO 기반을 마련했다. 공구우먼의 매출은 2019년 248억원에서 2022년 587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3억원에서 127억원으로 늘었다.
공구우먼은 2022년 3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TS인베스트먼트는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하지 않고 김 대표와 동일하게 30개월의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이후 무상증자 등을 거치면서 TS조합의 보유 주식은 735만주, 지분율은 32.44%가 됐다.
본격적인 회수 작업은 2024년 하반기 보호예수가 풀린 뒤 시작됐다. TS조합 지분과 김 대표 지분에는 동반매도 약정이 설정돼 있어 한쪽이 단독으로 지분을 처분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티에스 2018-12 M&A 투자조합의 만기도 2026년 말로 다가오면서 양측은 보유 지분을 묶어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다.
올해 3월 김 대표와 TS조합은 씨씨지모뉴먼트홀딩스에 각각 500만주씩 총 1000만주를 넘기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주당 7200원으로 총 거래대금은 720억원이다. 김 대표와 TS조합이 각각 360억원씩 받는 구조다.
거래는 당초 5월 12일 종결될 예정이었지만 잔금 납입일이 두 차례 연기됐다. 이후 6월 1일 잔금 납입과 주식 이전이 완료되면서 씨씨지모뉴먼트홀딩스가 지분 44.1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1차 거래 이후 TS조합에는 235만주가 남았다. 잔여지분에는 주당 약 4774원에 매각할 수 있는 매도청구권이 부여돼 있었다. TS조합은 지난 6월 씨씨지에이아이조합과 퓨처1호조합에 153만주를 약 73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나머지 82만주도 다윈투자조합에 약 39억원을 받고 넘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잔여지분 전량에 대한 매매계약은 체결됐지만 잔금 납입과 주식 이전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잔여지분 매매계약이 모두 종결되면 TS조합이 공구우먼 주식 매각으로 회수하는 금액은 총 472억2000만원 수준이다. 최초 투자금 147억원을 제외한 주식 매각차익은 약 325억원이다. 주식분할과 무상증자를 반영한 최초 취득단가는 주당 약 2000원,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 매각단가는 약 6424원이다. 주식 매각대금만 놓고 본 예상 회수배수는 투자원금 대비 약 3.2배다.
보유 기간 받은 현금배당까지 고려하면 실제 성과는 더 커진다. 공구우먼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 연속 배당을 실시했다. 각 연도 배당금과 TS조합의 당시 보유 주식 수를 기준으로 계산한 누적 배당 수입은 약 64억원이다.
체결된 주식매매계약이 모두 종결된다고 가정하면 주식 매각대금과 배당금을 합한 총 회수액은 약 536억원이다. 투자원금 대비 예상 총 회수배수는 약 3.6배다. 투자와 배당, 지분 매각 시점을 단순 반영한 예상 gross IRR은 20%대 중반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번 거래는 IPO만으로 출구를 찾지 않고 창업자와의 공동 경영권 매각을 통해 수익 확정을 추진한 사례다. 공구우먼은 2022년을 정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TS인베스트먼트는 지분을 장내에서 분산 매각하는 대신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거래 구조를 택했다. 상장과 배당, 경영권 매각을 차례로 연결한 장기 투자 사례로 남은 잔여지분 거래가 종결되면 최종 회수 절차도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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