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코스맥스가 이달 만기 도래하는 외화채를 국내 은행에서 원화를 조달해 상환하기로 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조달 창구를 전환하는 모양새다. 은행권도 기업금융 영업을 확대해 기존 외화 조달 시장의 기업 고객을 공략하면서 상호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오는 28일 1220만유로 규모 외화채 만기를 맞는다. 해당 채권은 지난해 8월 28일 발행된 것으로 원화 환산 기준 약 199억2760만원 규모다.
코스맥스는 추가 외화채 발행을 통한 차환 대신 원화 자금을 조달해 기존 외화채 만기 물량을 상환하기로 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은행 차입을 통해 만기 상환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외화채 발행 당시 유로당 원화 환율은 1617.71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6월 1795.53원까지 상승하며 원화 환산 기준 상환 부담이 확대됐다. 이후 이달 5일 기준 1644.57원까지 낮아졌지만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코스맥스는 외화 부채 규모 자체를 줄이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비용 부담 확대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코스맥스의 이자비용은 2022년 210억원에서 2023년 321억원, 2024년 453억원, 지난해 46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까지 확대되자 재무 부담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시장에서는 원화 차입 전환 배경으로 환리스크 관리와 함께 은행권의 기업금융 확대 움직임도 거론한다.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수익성에 제약이 생긴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영업 경쟁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조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사모 외화채 발행 기업들이 은행권의 주요 공략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외화채 조달 금리보다 낮거나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며 원화 대출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화채 만기가 도래하면 외화채를 다시 발행해 차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은행 차입을 통한 원화 조달로 전환을 검토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 먼저 본격화됐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공모 회사채 발행 비용이 높아지자 은행들이 경쟁력 있는 금리를 앞세워 기업대출 확대에 나선 게 배경이다. 이에 따라 기업 입장에서도 높은 비용을 감수하며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유인은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 지난 7월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는 2조962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1780억원) 대비 29.1% 감소했다.
다만 해외 공모시장에서 외화채를 조달해 온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공모 외화채 발행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 기반 확대와 해외 자본시장 접근성 유지라는 전략적 의미를 담고 있어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공모 시장에서 외화채를 발행하는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 유지와 장기적인 조달 기반 확보를 염두에 두고 움직인다"며 "단순히 은행 대출 금리가 조금 낮다고 해서 공모 조달 경로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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