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에 직·간접적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에쓰오일의 증산이 정부 주도 석유화학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프타분해설비(NCC) 폐쇄에 대한 완충재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금호석화가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역성장을 겪어온 만큼 갑작스러운 원재료 가격 상승이 이뤄지면 스프레드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존재해왔다. 하지만 샤힌프로젝트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20~30% 하락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호석화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7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0.7%, 22.8% 줄어든 594억원, 963억원이다. 이번 실적 부진은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부타디엔(BD)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 이를 제품가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영향이다. 여기에 전방산업의 구매 관망세도 주효했다.
올해 NB라텍스를 중심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나 결국 같은 합성고무 부문 내 타이어고무(SBR), 특수고무(SSBR, NBR 등)의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실제 범용 타어어고무는 금호석화 합성고무 부문 매출의 약 35~40%를 차지하는 핵심 축이다. 반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합성고무 제품 가격은 톤(t)당 193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하락했다.
여기에 국내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이 변수로 작용한다. 정부는 중국의 저가공세를 극복하고 고부가가치 전환을 위해 최대 370만t의 에틸렌 생산설비 감축을 주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의 ‘대산 1호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얻고 통합법인 출범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한화솔루션-DL케미칼-롯데케미칼의 ‘여수 1호 프로젝트’도 최종 조율 단계를 거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NCC시설이 전무한 금호석화는 원재료 가격 압박에 노출된 모습이다. BD의 가격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분기 40% 가량 상승했다가 최근 고점 대비 60%나 다시 하락하면서 역래깅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특히 국내를 중심으로 NCC 폐쇄가 본격화되면 BD 등 기초유분의 단가는 상승할 예정이다. 이때 글로벌 자동차 업체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결국 금호석화도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결국 금호석화 입장에선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 낙수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샤힌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모회사 아람코가 9조3000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TC2C 시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BD는 연산 20만t의 추가 공급이 예상되며 이는 지난해 BD 국내 총 생산량 123만8000톤의 16.2%에 달하는 규모다. 결국 샤힌프로젝트가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BD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완충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원가절감과 수익성 개선도 가능할 전망이다. 샤힌프로젝트가 TC2C 공정을 통해 NCC를 거치지 않고 원유에서 바로 기초유분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샤힌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된 BD가 기존 NCC 대비 20~30% 가량 저렴한 가격에 풀릴 수 있다고 내다 보고 있다. 또한 금호석화, 태광산업 등 다운스트림 업체들은 에쓰오일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쓰오일이 투자비를 제품가에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국내 기준 BD의 주요 수요처는 금호석화와 LG화학 밖에 없다.
시장 관계자는 “전방산업의 수요가 좋지 않으면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에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금호석유화학 입장에서는 물류비를 들여 기초유분을 수입하는 것보단 에쓰오일에게 공급받는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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