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피스피스스튜디오’가 상장 한 달여 만에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공시 기준 발행주식의 14.6%에 해당하는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급락하자 수급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실제 시장에 출회될 경우 자사주 매입에 따른 신규 수급 개선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최근 NH투자증권과 1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이달 13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다.
공시상 취득예정수량은 보통주 206만1855주로 전체 발행주식 1416만8911주의 약 14.6%에 해당한다. 이는 계약금액 100억원을 이사회 결의 직전 거래일인 지난 10일 종가(4850원)로 나눈 환산 수치로, 실제 취득 수량과 평균 매입단가는 향후 주가 흐름과 신탁 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상장 한 달 만에 발행주식의 10%를 웃도는 규모의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지난달 8일 공모가 2만15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으나 상장 첫날 장중 4만2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0일 종가는 4850원으로 공모가 대비 77.4%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상장 이후 수급 악화와 투자심리 위축, 기업가치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자사주 취득을 두고 상장 후 한 달 만에 공모가 대비 70% 넘게 주가가 하락한 만큼 시장 신뢰 회복과 주가 안정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주가 급락으로 상장 전 재무적투자자(FI)들의 회수 환경도 녹록지 않아졌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시리즈A 라운드 당시인 지난 2023년 7월과 9월 두 차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약 300억원을 조달했다. 주당 발행가격은 1만38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피스피스스튜디오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 5810원이다.
현재 주가는 당시 RCPS 발행가격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의 경우 손실 구간에 진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자 상당수가 벤처투자조합이라는 점도 잠재적인 수급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벤처투자조합은 통상 펀드 만기와 투자기간 등을 고려해 IPO 이후 회수 절차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장내매각이나 현물분배가 가능해지는 만큼 관련 물량은 잠재적인 매도 압력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점은 이번 자사주 취득의 수급 효과를 제한할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지난 8일 공모기관의 1개월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해제된 데 이어, 오는 9월 8일까지 총 202만2400주가 순차적으로 보호예수에서 풀릴 예정이다. 이는 공모기관 확약 물량뿐 아니라 상장 전 투자자와 기존주주 물량을 포함한 수치다.
특히 9월까지 해제 예정인 보호예수 물량(202만2400주)은 공시상 자사주 취득예정수량(206만1855주)과 비슷한 규모다. 두 물량의 차이는 3만9455주로 전체 발행주식수의 약 0.28%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공격적인 주가 부양책이라기보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오버행(잠재 매도물량)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어적 수급 대책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실제 시장에 출회될 경우 자사주 매입이 하락 압력을 일부 완충할 수 있지만, 신규 수급 유입 효과는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취득한 자사주의 활용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공시상 취득 목적에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외에 임직원 보상도 포함됐다. 다만 제한조건부주식(RSU) 등 구체적인 보상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향후 자사주 소각 여부가 이번 주주환원 정책의 실효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발행주식 수가 감소해 주당가치 제고 효과가 발생하지만, 임직원 보상 등에 활용될 경우 유통주식 감소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현재까지 소각 규모와 시기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피스피스스튜디오 관계자는 “FI 물량이나 보호예수 해제를 의식해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한 것은 전혀 아니다”며 “취득예정수량은 계약금액을 공시 기준가격으로 환산한 결과일 뿐 FI 보유분을 고려해 정한 숫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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