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군인공제회가 총 4000억원 규모의 국내 사모펀드(PE) 및 벤처캐피탈(VC)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GP) 선정에 착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민간 자금이 국민성장펀드로 쏠리는 상황에서 이번 출자는 이재명 정부가 적극 독려하고 있는 모험자본 시장 활성화를 위한 유동성 재원이 될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이르면 이달 중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 분야의 정기 출자사업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운용사 선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출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4000억원 안팎으로 책정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8월에 시작했던 출자사업을 올해는 한 달가량 앞당겨 7월에 공고를 띄우기로 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총 4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시장에 공급했다. 당시 사모펀드 부문에 3400억원을 배정했고 벤처캐피탈 부문에 1400억원을 투입했다. 서류 접수와 구술 심사를 거쳐 사모펀드 10곳과 벤처캐피탈 10곳 등 총 20곳의 위탁운용사를 최종 선정했다. 사모펀드 운용사에는 각 300억원에서 4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배분했고 벤처캐피탈에는 100억원에서 200억원씩 지급했다. 당시 선정된 운용사들은 각각 최소 1000억원과 400억원 이상의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하는 조건이었다. 올해 출자사업 역시 작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체 출자 규모와 더불어 선정할 위탁운용사 수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군인공제회의 출자사업은 자금 경색을 겪고 있는 국내 PE 및 VC 업계의 펀딩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대체투자 시장은 민간 유동성이 정책금융인 국민성장펀드로 비대칭적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이 국민성장펀드 자금을 받는 펀드에 출자하는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위험가중자산(RWA) 위험가중치 완화 특혜를 부여하면서 발생한 결과다. 자산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은행권이 RWA 경감 인센티브를 확보하기 위해 국민성장펀드 출자사업 연계 펀드로만 자금을 밀어 넣는 실정이다. 일반 블라인드 펀드 출자 시 높은 위험가중치가 적용되는 반면 정책 펀드는 특혜를 받아 은행 입장에서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방어하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다수 일반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하려는 운용사들은 민간 매칭 자금을 구하지 못해 고사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은행권의 출자 문턱을 넘지 못한 운용사들이 이번 군인공제회의 출자 소식을 반기는 이유다. 대형 출자자(LP)의 확약서(LOC) 확보가 시급한 중소형 위탁운용사들은 이번 사업을 통해 매칭 자금 조달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자 시기를 예년보다 한 달 앞당겨 7월로 설정한 점도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운용사 입장에선 조기에 군인공제회 자금을 확보하면 남은 하반기 동안 여타 민간 자금을 유치하는 데 있어서 일종의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통상 펀드 결성 시한이 연말에 몰려 조급해지는 시장 구조를 고려할 때 군공의 조기 등판은 자금 조달 주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