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교보생명이 지주사 체제 전환의 핵심 열쇠로 꼽히는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하면서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보험 본업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경쟁력까지 함께 입증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SBI저축은행 인수와 교보악사자산운용 완전 자회사 편입 등을 통해 금융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일부 계열사의 수익성 부진은 여전히 그룹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로부터 상장 관련 의견서를 제출받아 기업가치와 공모 구조, 상장 시기 등을 검토 중이다. 교보생명이 상장 추진에 나선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2018년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지만 FI(재무적투자자)와의 갈등으로 무산됐고, 2021년에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IPO를 향후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상장을 통해 시장에서 객관적인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향후 주식교환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적정 기업가치를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IPO 과정에서 교보생명의 보험업 경쟁력뿐 아니라 주요 자회사들의 수익성과 성장성, 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향후 교보생명이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추진할 경우 자회사 가치가 그룹 전체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 직접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열사 경쟁력은 IPO 흥행과도 직결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수익성 과제로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이 거론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연말 기준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교보생명은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약 3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자본을 수혈했지만 적자는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23년 22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256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2025년에도 20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49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속적인 자본 수혈에도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그룹 차원의 기업가치 제고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장 속도도 아직 시장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보장성보험 확대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며 보장성보험 신계약 건수 88.9%, 전체 신계약 건수도 71.2% 늘렸지만 여전히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입증돼야 시장의 평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보자산신탁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교보자산신탁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2021년 354억원, 2022년 39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이후 적자로 전환됐다. 2023년 37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3120억원 규모의 대규모 손실을 냈고, 올해도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교보자산신탁의 경우 부동산 경기와 PF 시장 회복 여부에 따라 실적 개선 가능성이 존재하는 반면,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별도의 성장동력 확보와 수익성 개선 전략이 보다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고 평가한다.
반면 그룹 차원의 긍정적 요인도 존재한다. 교보생명은 최근 SBI저축은행 인수를 마무리하며 비보험 금융 포트폴리오를 확대했고, 교보악사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자산운용 부문 지배력도 강화했다. 교보증권은 최근 수년간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그룹 내 대표적인 비보험 수익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장을 추진하는 시점에는 투자자들이 그룹 전체를 보기 때문에 계열사 하나하나가 기업가치에 영향을 준다"며 "적자 규모가 크고 작고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부정적 요인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교보생명 IPO의 성패가 보험 본업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업의 안정적인 수익성과 건전성은 이미 입증된 만큼, 향후 투자자들의 관심은 비보험 포트폴리오의 성장성과 주요 계열사의 밸류업 가능성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SBI저축은행 인수와 교보악사자산운용 완전 자회사 편입 등 금융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은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과 성장성까지 함께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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