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롯데그룹이 3세 후계자가 리더로 나선 바이오 사업을 위해 7번째 증자를 단행했다. 송도 1공장 시설 자금 확보를 위해 2553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인데 4년 새 바이오 투자액은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송도 1공장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7번째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신주 발행가는 직전에 비해 12.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공장 건설 후 시범운전이나 생산이 이뤄지지 못했고 대형 수주물량도 없는 탓으로 보인다.
롯데지주 등 롯데바이오의 모기업들은 초기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 및 운영과 송도 바이오캠퍼스 착공 등을 위해 수차례 유상증자와 대출 보증을 합쳐 약 1조 2000억원 이상을 지원해 왔다. 이번 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420만9000주로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6만658원으로 책정됐다.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업에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후발주자로 뛰어든 탓에 롯데의 마케팅이 어느 정도로 빠른 시간 내에 해외 신용을 얻을 지가 미지수다. 게다가 롯데는 송도 11공구 부지에 총 3개의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송도 바이오캠퍼스'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투자가 아직 당초 계획의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사용 승인을 받은 것은 1공장 12만 리터급 하나에 불과하고 앞으로 2공장이나 3공장 건설과 ADC(항체약물접합제) 등의 신규 생산라인 추가건설이 예정돼 있다. 최근까지 이뤄진 1조5000억원 투자 외에도 3조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부진과 건설 지원 등으로 재무 부담이 가중돼 예전처럼 그룹 지주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남은 3조원을 모두 메우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는 이런 맥락에서 외부 수혈과 자체 조달로 파이낸싱을 대체할 계획이다. 특히 2·3공장 건설을 위해서는 글로벌 사모펀드(PEF)나 자산운용사 등 외부 재무적 투자자(FI)를 합작 파트너로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롯데는 현재 비상경영 체제 속에서 롯데렌탈 매각 재추진과 유휴 부동산 매각, 비효율 사업부 정리(코리아세븐 ATM, 웰푸드 공장 등)를 단행하고 있다. 모기업 롯데지주의 신용도를 지렛대로 국내외 국책은행 및 시중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시설대 금융을 추가로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예정된 1공장의 상업 생산으로 선급금이 들어오면 자체 이익을 2~3공장 증설비로 롤오버할 것으로도 여겨진다.
일단 바이오 사업을 도맡은 신유열 실장은 향후 기업공개(IPO)까지의 여정에 공장 건설에 관한 파이낸싱과 본 사업 내용과 관련한 마케팅 및 대규모 수주를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롯데바이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유열 실장이 롯데지주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로부터 성과 연동형 주식 보상인 RSU를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 RSU(Restricted Stock Units)는 임직원이 회사가 제시한 특정 건(주로 일정 기간 재직 등)을 충족하면 회사의 주식을 직접 지급받는 주식 보상 제도다. 롯데바이오 등 본인이 이끄는 신사업의 실적을 끌어올려 롯데지주 주가를 부양하면 향후 과세 시점이나 주식 지급 시점에 상당한 개인 자산을 합법적으로 형성해 승계의 원천을 삼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롯데바이오 관계자는 "공장 준공을 완료했지만 잔금 납부 일정이 남아 있어 유상증자를 진행했다"며 "아직까지 공장 운영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지 않은 만큼 신주 발행가액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핵심 과제는 수주 실적 확보다. 롯데바이오는 현재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실제 회사의 실적만 보더라도 지난해 매출은 1961억원으로 전년 2344억원 대비 16.3%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1326억원을 기록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롯데바이오는 하반기 송도 1공장 시운전 가동과 생산 시스템 검증 절차에 들어가며 연내 GMP(의약품 생산을 위한 설비∙품질 시스템 구축 완료 단계) 인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당초 계획보다 6개월 가량 앞당겨진 일정으로 조기 상업 생산 기반을 마련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과정에서 신주 발행가액이 낮아졌지만, 향후 IPO 당시 기업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며 "회사 실적이 높아질 경우 기업가치도 높게 평가될 수 있어 향후 수주 물량 확보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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