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신약개발 바이오텍 '아리바이오'가 수차례 고배를 마셨던 소룩스 합병 증권신고서 재제출 준비를 마쳤다. 금융당국의 보완 요청을 충실히 반영한 데다, 합병의 주요 걸림돌로 지목됐던 '중국 계약 불확실성'까지 해소함에 따라 심사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리바이오는 코스닥 상장사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전문기업 소룩스 합병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청에 따라 오는 17일 정정 증권신고서를 재제출할 예정이다. 아리바이오는 그간 반복된 보완 과정에서 쌓인 피드백을 토대로 수개월 동안 준비한만큼 이번에는 심사에 통과해 효력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리바이오는 소룩스와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금융감독원의 반복되는 정정 요구에 합병 일정이 계속 연기돼 왔다.

당초 아리바이오는 기술특례상장을 시도했지만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이에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우회로로 방향을 틀어, 김복덕 전 소룩스 최대주주로부터 주식 100만주(300억원)를 인수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정 대표가 소룩스 경영권 인수에 투입한 자금은 총 600억원에 달한다.

이후 정 대표는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아리바이오 지분을 소룩스에 넘겨 아리바이오를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지난해 8월 소룩스와 합병을 결정했다. 한국거래소의 우회상장 심사는 무리없이 통과했지만 금융감독원 문턱은 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아리바이오가 중국 계약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한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앞서 아리바이오는 중국 측 특수목적법인(SPC)인 뉴코 유나이티드 파마슈티컬(뉴코파마)과 1조2000억원 규모로 체결한 치매신약(AR1001) 중국 독점 판매권 이전 계약을 체결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들의 자금력과 이행 능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뉴코파마가 중국 대형 제약사인 푸싱제약을 새 파트너사로 끌어들이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푸싱제약은 상하이에 본사를 둔 연매출 8조원 규모의 제약사다. 중국 의약품 유통사 시노팜의 지분 49%도 보유하고 있어 중국 의약품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아리바이오가 푸싱제약으로부터 독점판매권에 대한 선급금 83억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양사는 현재 중국 독점권을 넘어 '아시아 판권 확대'를 두고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주요 조건의 상당 부분에서 합의가 이뤄졌으며, 아리바이오는 이르면 연내 추가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모든 보완 가능성을 점검·반영해 반드시 효력 발생까지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신고서 통과시 주가 부진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부담'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통과만 된다면 소룩스의 주가는 상당 부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 밖에도 부족한 매수청구금액 등을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