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우세현 기자] 200억 달러 캐시카우 지켰다

구글이 인터넷 검색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에 대한 법원의 시정 조치가 나왔습니다. 구글은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사업부 강제 매각은 피하게 되었죠. 그런데 이번 판결을 놓고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진짜 승자는 구글이 아닌 애플"이라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애플이 기존에 구글로부터 받던 막대한 수익을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AI 파트너를 자유롭게 맞이할 길까지 열렸기 때문이에요.

이번 판결의 가장 큰 핵심은 애플이 구글로부터 받던 막대한 금액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월가에서는 이 판결이 애플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평가하고 있어요.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기기의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에는 기본 검색 엔진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구글은 바로 이 '기본 검색 엔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매년 애플에 천문학적인 돈을 지불해왔습니다. 구글은 애플 기기 사용자들의 검색을 통해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리고, 그 수익의 일부를 애플과 나누는 구조입니다.

베어드에 따르면, 구글이 애플에 지불하는 금액은 연간 약 2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는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의 약 20%, 전체 매출의 5%를 차지하는 엄청난 규모이며, 마진이 매우 높은 핵심 수익원이죠. 반독점 판결로 인해 이 계약이 무효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애플 주가의 큰 위험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구글이 '독점'만 하지 않는다면,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되기 위해 애플에 돈을 지불하는 것 자체는 막지 않았습니다. 즉, 애플의 핵심 수익원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씨티는 "애플 주가를 짓누르던 주요 리스크가 사라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진짜 핵심은 'AI'

애플에게 이번 판결이 '최상의 시나리오'인 이유는 단순히 돈을 계속 받을 수 있게 되어서만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독점 계약 금지' 조항 덕분에 새로운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렸다는 점입니다.

기존 계약에서는 애플이 구글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하는 대가로 다른 검색 엔진을 적극적으로 탑재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제 애플은 구글로부터 돈은 계속 받으면서도, 사파리에 챗GPT, 퍼플렉시티 같은 다른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를 자유롭게 탑재하고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됐어요.

이는 애플에게 엄청난 협상력을 안겨줍니다. 앞으로 애플은 사파리라는 플랫폼 안에서 여러 AI 기업들을 경쟁시키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TD 코웬은 "애플이 구글로부터 받는 수십억 달러의 수익 공유 계약은, 향후 다른 생성형 AI 파트너들과 가격을 협상하는 데 매우 귀중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역시 "생성형 AI 앱과 경험의 배포가 검색 TAC와 유사하게 애플의 새롭고 성장하는 수익원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강화시켜준다"고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애플은 이번 판결로 위험은 제거하고 기회는 극대화하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지키는 동시에, 떠오르는 생성형 AI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여러 기업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강력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 셈입니다.

애플의 주가는?

3일(현지시간) 애플의 주가는 3.81% 상승한 238.47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 기업의 주가는 올해 들어 4.77% 하락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