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SK인텔릭스(전 SK매직)가 모회사인 SK네트웍스 'AI 컴퍼니' 도약 목표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는 이를 위한 첫 번째 스텝으로 웰니스 로보틱스 브랜드 '나무엑스'를 출시하며 가정용 로봇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SK인텔릭스는 나무엑스를 미래먹거리로 육성해 향후 북미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수립했다. 

SK인텔릭스는 지난달 11일 사명을 기존 SK매직에서 SK인텔릭스로 변경했다. 기존의 환경가전에 국한된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 'AI 웰니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새로운 사명은 AI의 핵심가치인 '인텔리전트(Intelligent)'와 고객 경험의 혁신의 의미하는 알파벳 '엑스(X)'를 결합해 만들어졌다는 사측의 설명이다.

SK인텔릭스의 행보는 모회사 SK네트웍스의 AI 중심 사업재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부터 AI 중심 지주사 전환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작년 8월 SK렌터카를 매각하고 9월 스피드메이트 사업부를 분사시킨데 이어 정보통신(민팃), 트레이딩(글로와이드), 호텔(워커힐) 등 각 계열사에도 AI 역량을 이식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 중에서도 SK인텔릭스는 AI 스타트업 '피닉스랩'과 함께 기존사업에 AI를 접목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신사업 모델까지 구체화시키고 있다. 먼저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 웰니스 로보틱스 브랜드 나무엑스를 출시해 가정용 로봇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나무엑스는 자율주행 공기청정 기능을 중심으로 바이탈 사인 체크, AI 기반 대화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다.

SK인텔릭스가 나무엑스 사업에 주목한 이유는 AI의 고도화에 따라 가정용 로봇시장의 규모도 크게 확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가정용 로봇시장의 규모는 2022년 135억달러(약 18조 7000억원)에서 2030년 436억달러로 연평균 15.7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나무엑스와 같은 AI 기반의 기기는 향후 오픈 소스를 통해 추가적인 기능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나아가 이 회사는 나무엑스를 통해 북미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해 SK인텔릭스는 올해 2월 '나무엑스아메리카'라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해 선제적인 판매 및 유통채널 구축에 나서고 있다. 북미지역 가정용 로봇의 보급률이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무엑스의 주무대 역시 북미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나무엑스 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기대감도 매우 높다. 해당 사업의 성패에 따라 SK인텔릭스의 미래먹거리 확보는 물론 SK네트웍스의 비전 달성 여부도 판가름 날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현재 나무엑스의 고문으로 참가해 사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고 올해 4월 열린 쇼케이스에서는 발표자로 연단에 서기도 했다.

SK인텔릭스 역시 나무엑스의 시장 연착륙을 위해 역량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나무엑스 사업은 SK매직 기획재무실장을 지낸 김형진 본부장이 키를 쥐고 계은영 전 렌탈상품기획팀장이 실장으로 보좌하는 형태다. 종전까지 회사의 CFO를 맡은 인물이 특정 사업을 컨트롤 한다는 것은 나무엑스의 사업의 중요성을 반증하는 요소다.

이와 관련 시장 관계자는 "SK인텔릭스의 나무엑스 프로젝트는 SK네트웍스의 AI 중심 사업재편 과정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사업으로 보인다"며 "나무엑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어야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SK인텔릭스 관계자는 "시장에 없던 차별화된 경험과 혁신적인 가치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고객의 진정한 웰니스 파트너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나무엑스는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으로 향후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법인을 설립해 사전 작업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