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바이오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그간 한 지붕 아래 있던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분할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사업 분할을 계기로 글로벌 탑 CDMO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신설되는 지주사를 통해 신약개발 및 M&A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이번 분할은 그룹의 지배구조 전반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인적분할에 따른 그룹 전반과 바이오사업의 변화와 나아갈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 인적분할에 앞서 치밀한 정지작업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된다. 로직스 이사회 구성을 비롯해 지배구조 고도화와 에피스 경영진 교체 등의 작업이 선제적으로 이뤄지면서다. 일각에서는 그 덕에 인적분할도 큰 잡음 없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로직스는 이달 2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홀딩스 인적분할 안건을 의결했다. 로직스 이사진 전원은 해당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1분기 말 기준 로직스 이사회는 존림 대표이사, 노균 부사장, 유승호 부사장 등 사내이사 3명과 김유니스경희, 이창우, 서승환, 이호승 사외이사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유승호 부사장과 이호승 사외이사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통해 이사회에 입성했다.
현재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유승호 부사장(경영지원센터장)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유 부사장은 삼성전자 전략팀 담당임원, 삼성전자 글로벌지원그룹(본사) 담당임원, 삼성전자(DX) 경영지원그룹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 말 경영관리담당으로 로직스에 합류한 그는 지난해 경영지원센터장를 맡았고 올해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다.
시장에서는 10년 가까이 CFO로서 이사회 중추 역할을 한 김동중 부사장 자리를 이어 받은 유 부사장이 이번 분할의 윤곽 짜기를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22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도 분할 배경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기관투자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며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로직스가 앞서 올해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위원회'를 신설한 점도 지배구조 고도화와 더불어 분할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읽힌다. 로직스 이사회 구조가 앞으로 설립될 홀딩스에 대부분 이식되기 때문이다. 현재 로직스 이사회는 ▲감사위원회 ▲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경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이 6개 조직이 운영 중이다. 홀딩스는 이 가운데 경영위원회를 제외한 5개 위원회를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에피스 대표이사 교체도 홀딩스 설립을 위한 사전 준비였다는 시장의 분석이다. 에피스는 기존 고한승 대표를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사장으로 이동시키고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R&D) 및 상업화 전문가로 평가받는 당시 김경아 부사장을 대표로 임명했다. 홀딩스가 향후 에피스를 세계 1위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김 대표의 중용하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다. 김 대표는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CEO)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앞으로 홀딩스도 함께 이끌어 갈 예정이다. 홀딩스 정관(안)에 따르면 이사회는 이사 3인 이상 10인 이하로 구성된다. 로직스 이사회 구성을 고려했을 때 홀딩스도 비슷한 규모로 꾸려질 전망이다. 사내이사로는 김 대표와 홍성원 개발1본부장이 참여하며 사외이사는 3명 이상, 이사 총수의 과반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로직스와 에피스 모두 10년 넘게 일한 핵심 멤버를 교체했다는 점에서 적어도 작년부터 분할 작업을 본격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양사 모두에 이득이 되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분할은 로직스와 에피스 양 사의 근원적인 경쟁력 확보와 앞으로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 결정됐다"며 "구체적인 검토 시기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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