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여야 대선후보가 토큰증권(STO) 법제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공약하면서 STO 시장 확대에 대한 증권업계의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STO 투자가 법제화되면 증권업계의 새 먹거리 확보가 가능해 자본시장이 보다 활성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주요 대선공약으로 나란히 주식시장 활성화와 STO 법제화를 내세우며 자본시장 표심 얻기에 나서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디지털 가상자산 7대 공약' 중 하나로 STO 법제화를 내걸었다. 글로벌 시장 기준에 맞춘 STO 규제 체계 마련과 디지털자산육성기본법 제정을 통해 STO의 시장 연착륙을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 역시 STO 법제화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지원 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핵심 공약에 STO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13일 선대위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고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원화 기준 스테이블코인 인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STO의 법제화는 증권업계에서 오랜 시간 염원했던 일이다. STO가 주식, 펀드, 부동산, 명품, 명화 등 실물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신개념 증권인 만큼 자본시장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다. STO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증권업계는 플랫폼 사용 수수료나 거래 수수료 등을 새 먹거리로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STO 법제화가 공약으로 등장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 없이 시간만 흘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선 STO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으며 금융당국도 상반기 내 STO 사업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베드 진행을 계획하는 등 구체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증권업계도 STO 법제화에 발맞춰 관련 서비스 출시 및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과 손잡고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부터 STO 기업 다수 협업하며 STO 발행 인프라 구축이 진행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2023년 2월부터 STO 사업과 관련한 가상자산 플랫폼, 금융사는 물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려는 대기업 등을 포함한 민간 협의체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엔 조각투자, 혁신금융서비스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 지원을 위해 설계된 STO 플랫폼 '프로젝트 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KB증권, NH투자증권은 신한투자증권과 공동 인프라 구축을 위한 토큰증권 증권사 컨소시엄을 결성한 상태다. 이외에도 대신증권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코리아'를 인수하는 등 다양한 준비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선 STO의 법제화가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STO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본격적인 사업 개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TO를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면 STO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367조원이 이를 것"이라며 "투자자의 이목을 끌 새로운 기초자산 발굴이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자본시장의 혁신과 활성화를 위해선 STO 시장 도입이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