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리가켐바이오가 기술이전 매출에 힘입어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외형과 내실이 동반 성장한 가운데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대한 기술도입을 확대하면서 R&D를 위한 투자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리가켐바이오가 올해 1분기 매출 515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0억원, 85억원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170억원 증가해 264억원을 기록했다.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실적 개선 배경은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매출 확대로 풀이된다. 회사는 1분기에 기술이전으로만 4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약 90% 수준이다. 

회사는 올해 3월 일본 오노약품공업으로부터 'LCB97' 관련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시장에서는 수령금액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약 34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매년 평균 1개 이상의 신규물질을 도출하고 있다. 현재 4개(LCB14, LCB73, LCB71, LCB84)의 물질이 임상단계에 돌입해 있다. DS증권은 2027년 리가켐바이오가 10개 이상의 파이프라인 임상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총 15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공개된 계약 규모만 합쳐도 약 10조7145억원(현재 환율 기준)이다. 대부분의 품목은 ADC 관련 기술이다. 회사가 미국 얀센으로 기술이전한 ADC 후보물질 'LCB84' 관련 계약이 대표적이다. 이 계약은 총 규모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LCB84는 현재 미국에서 1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1상 결과는 연내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마일스톤이 하반기에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이전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리가켐바이오는 R&D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년간 회사의 연구개발비용은 2022년 532억원, 2023년 810억원, 2024년 113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에만 매출의 62.5%에 달하는 322억원을 투자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R&D 투자에 약 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연구개발비에 기술도입 관련 선급금이나 마일스톤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약 4816억원의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R&D 투자를 확대해도 유동성에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 회사는 최근 파이프라인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는 이달 13일 ADC 연구개발을 위해 와이바이오로부터 신규 항체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도입된 항체 타겟은 다양한 고형암에서 고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진 면역항암 타겟이다. 

회사는 이 항체 타겟을 활용해 'AIC(Antibody Immunomodulator Conjugates)를 개발할 계획이다. AIC는 기존 ADC에 적용된 세포독성 페이로드가 아닌 자체 개발한 'STING agonist' 등 면역조절제를 페이로드로 적용한 플랫폼이다.

나아가 회사 관계자는 "현재 타사와 추가적으로 공동연구하고 있는 것들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