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신한금융그룹의 글로벌사업 역량은 업계 최상위로 평가받는다. 일본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익 구조를 통해 그룹 실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매년 성장을 지속하면서 그룹 내 실적 비중 역시 커지는 추세다.
이같은 성과는 굳건한 글로벌 조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지주에서 계열사를 총괄했던 매트릭스 체제는 해체됐지만 글로벌사업은 여전히 협의체를 통해 유기적인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 협의체의 중심은 신한은행이다. 2022년부터 글로벌그룹장을 맡아온 서승현 부행장은 사실상 진옥동 회장 체제에서 글로벌사업 리더로 사업 전반을 지휘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협의체를 구성하고 분기별 회의를 통해 해외 사업 전략 및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다. 협의체는 신한은행을 비롯해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신한투자증권의 글로벌사업 담당 임원으로 구성된다.
과거 매트릭스 체제에서 신한금융그룹의 글로벌사업은 지주사가 컨트롤타워로 자리했다. 신한금융 부사장이 주요 계열사의 글로벌사업부문 임원을 겸직하며 모든 사업을 총괄하는 구조다. 예컨대 조용병 회장 체제가 시작된 2017년의 경우 허영택 신한금융 부사장이 그 역할을 맡았다. 신한금융 글로벌기획실과 함께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 맡았다. 또 신한카드과 당시 신한생명·신한금융투자의 부사장도 겸임했다.
2019년부터 정지호 신한금융 부사장보가 글로벌사업 매트릭스를 이끌었다. 정 부사장보는 당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에서 현지 경험을 쌓은 글로벌전문가로 꼽혔다. 특히 신한카자흐스탄은행 법인장을 맡아 고속성장을 주도하기도 했다. 정 부사장보 역시 신한은행을 비롯해 카드·증권·보험 임원을 겸직하며 역시 그룹 전반의 글로벌사업을 주도했다.

서승현 신한은행 부행장은 2022년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글로벌사업의 새 수장이 됐다. 서 부행장 역시 현지 경험이 풍부한 현장 전문가다. 유신고와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 후 199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본점에서 근무하다 2002년 홍콩현지법인 조사역으로 글로벌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지주와 은행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다 2018년 런던지점장으로 발탁돼 2년간 역량을 발휘했다.
서 부행장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지주 및 계열사 임원 겸직 체계 속에 글로벌사업을 이끌었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매트릭스 해체에 맞춰 겸직도 축소됐다. 2023년 지주 겸직이 빠진 데 이어 지난해부터 은행 외 다른 계열사의 겸직도 해소됐다.
다만 글로벌협의체를 통해 은행 중심의 지휘 체제는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협의체는 겸직 체제 해소에도 계열사 간 연계를 긴밀히 유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구성됐다. 글로벌사업 전반이 은행 중심인 만큼 계열사 지원 및 시너지 창출에도 이같은 협의는 필수라고 판단하면서다. 현재 글로벌협의체에는 서 부행장을 비롯해 이동익 신한카드 글로벌사업본부장, 신종혁 신한투자증권 전략기획부 본부장, 김민지 신한라이프 지속성장본부장이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같은 체제 속에서 신한금융의 글로벌사업 성과 역시 더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글로벌사업 당기순이익은 7589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8.1%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20억원으로 전년동기(2050억원)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같은 기간 신한베트남은행과 SBJ은행은 각각 12.9%, 15.1% 성장하면서 핵심 역할을 더욱 굳건히 하는 모습이다.
서 부행장의 올해 과제는 글로벌 신성장동력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높아지는 글로벌 불확실성 및 변동성에 대비해 안정적인 글로벌사업 거점을 확대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다. 특히 그간 공을 들여왔던 카자흐스탄 사업 강화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카자흐스탄에는 신한은행, 신한카드가 일찌감치 진출해 성장 기반을 지속적으로 키워왔다. 진옥동 회장 역시 지난 4월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지역을 방문해 본격적인 성장 강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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