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업용 로봇 사업은 자회사로 넘기고, 신사업으로 추진하던 전기차 충전사업은 종료하기로 했다. 수익 창출이 어려운 사업보다는 성과가 입증된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각 사업별로 성과와 수익성을 면밀히 따져보는 작업을 진행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성장성이 제한적이거나 수익 창출이 어려운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방향을 잡았던 것으로 안다"며 "이 과정에서 외부 자문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1월21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12월1일자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모든 사업본부별 명칭을 바꾸고, 성격이 유사한 사업은 통합하거나 신설 본부로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로봇사업은 기존 BS사업본부(해체)에서 생활가전 담당의 HS사업본부로 이관됐고, 전기차 충전사업은 성장성이 뚜렷한 냉낭방공조(HVAC) 사업을 전담하기 위해 신설된 ES사업본부로 옮겨졌다.
공교롭게도 로봇과 전기차 충전사업 모두 최근 들어 변화를 맞았다. LG전자는 현재 인공지능(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인 베어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자사의 상업용 로봇 브랜드 '클로이' 사업 전부를 베어로보틱스에 넘기기 위한 절차다. 클로이는 LG전자가 일찌감치 미래 성장사업으로 키워온 분야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지 않는 데다 시장 반응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전문 업체 중심의 체제로 전환해 경쟁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기차 충전사업은 아예 접기로 했다. LG전자는 이달 22일 해당 사업의 종료를 발표했다.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하이비차저를 인수하며 시장에 뛰어든 지 3년 만이다. 지난해 1월에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연면적 5500㎡ 규모의 충전기 생산공장도 세웠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캐즘(수요 정체 구간)'이 길어지고, 가격 경쟁까지 심화되면서 결국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충전기 제조를 맡았던 하이비차저는 현재 청산 절차에 들어간 상태며, 미국에 구축했던 공장의 향후 활용 용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조직개편 당시부터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사업은 처음부터 구조조정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도 나온다. LG전자 안팎에서는 최근 회사가 강조하고 있는 '전략적 리밸런싱' 기조가 예상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최근 연이은 사업 정리와 재편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의 동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과제로 남는다. 이 과정에서 내부적으로도 적잖은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클로이 관련 인력은 베어로보틱스 편입에 맞춰 전적 동의 절차가 진행 중이며, 전기차 충전사업 인력도 희망 부서를 파악해 재배치가 추진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사업 인력의 경우 개인 희망 부서와 부서별 정원(TO)을 함께 파악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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