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1분기 흑자전환했다. 당초 증권가에서 전망했던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크게 상회했다. 지난해 4분기는 미국 보조금을 포함해도 대규모 적자를 피하지 못했으나 올 들어 흑자전환하며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에 따른 보조금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 1분기 IRA AMPC는 4577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AMPC는 전년 동기 대비 142.3%, 전분기 대비 21.3% 각각 증가했다. 이를 제외하면 분기 영업손실은 830억원이다. 전분기 손실 6028억원(AMPC 제외)과 비교하면 적자 폭을 대폭 줄인 셈이다. AMPC는 미국에서 만든 친환경 제품에 지급하는 보조금 개념이다. 배터리의 경우 셀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까지 생산하면 45달러를 받는다. 

올해 1분기는 예상보다 미국 고객사용 물량 출하가 견조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AMPC는 ▲2024년 1분기 1889억원 ▲2분기 4478억원 ▲3분기 4660억원에서 ▲4분기 3773억원으로 줄었다가 올해 1분기 4577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IRA 효과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증권가가 추정한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5조9425억원, 810억원이다. 실제 1분기 잠정 매출은 6조2650억원, 영업이익은 3747억원으로 추정치를 크게 상회했다. 

실적 반등을 꾀한 점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잠정 실적 리뷰를 통해 "GM, 스텔란티스, 혼다, 포드 등 미국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량이 예상치를 상회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환율 효과를 감안해도 잠정 영업이익이 추정치를 상회했다"고 짚었다. 

그러나 보조금을 제외하면 아직 적자를 기록 중인 만큼 전기차 수요 회복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지만 일회성 이익과 IRA AMPC 급증을 제외하면 시장 컨센서스와 유사 수준"이라며 "고객사 수요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포착되지 않고 있고 향후 6개월간 미국의 정책 변화를 확인한 후에 펀더멘털(기초체력) 불확실성이 소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전년 대비 5~10% 이상 증가'로 내다봤다. 올해 AMPC 가이던스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45~50기가와트시(GWh)로 예상했으며 이는 2조1000억~2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물론 가파른 실적 반등 가능성은 낮지만 중장기 성장을 위한 수주 계약을 따낸 것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폴란드 국영전력공사(PGE)가 추진하는 대규모 ESS 프로젝트 사업 파트너로 선정된 데 이어 미국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5년간 총 4GWh 규모의 주택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전략으로 ▲제품 및 품질 경쟁력 강화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기술 준비 등을 핵심 과제로 삼고 투자 및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3월 정기주총에서 "현재의 위기가 지나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지게 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시기를 펀더멘털한 경쟁력을 높이고, 운영 효율화에 힘써 미래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조2650억원, 영업이익은 374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138.2% 각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