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소룩스와 아리바이오간의 합병 일정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한국거래소의 '우회상장' 심사는 무리없이 통과했지만 금융감독원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소룩스의 주가가 반대매매로 급락함에 따라 아리바이오와의 합병 비율 재산정도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소룩스는 아리바이오와의 합병 승인을 받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여전히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수 차례 임시주총일을 연기했던 소룩스는 현재 정정공시를 통해 임시주총 권리주주 확정을 위한 주주명부 확정 기준일만 뒤로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임시주총 개최일은 기준일로부터 3개월 내 개최될 예정이라고만 명시하고 있다.

현재 소룩스는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청에 따른 재제출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30일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했으며 소룩스는 3개월 내 정정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기간 내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해당 증권신고서를 철회한 것으로 간주한다.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소룩스는 지난해 말까지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 관련 임시주총 날짜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사인 아리바이오 가치 판단에 이견이 있다보니 소룩스에서 재제출한 합병비율을 금융감독원이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룩스와 아리바이오의 합병비율은 1:1.8547163다. 아리바이오 주식 1주당 소룩스 주식 1.85주를 지급하는 식이다. 애당초 첫 증권신고서에서는 합병비율이 1: 2.5032656였지만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청으로 낮아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반대매매로 주가가 하락한 만큼 합병비율에 대한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룩스는 최근 최대주주인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의 담보계약대출에 따른 채권자 담보권 실행(반대매매)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이로 인해 합병 기대감으로 7000원대까지 올랐던 소룩스 주가는 한때 2455원까지 떨어졌으며 12일 장마감 기준 3045원을 기록했다.

소룩스의 주식매수청구권 매수 예정가격이 1만719원인 것을 감안하면 소액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돌아가는 분위기를 볼 때 합병 일정이 조금 더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며 "합병 과정에서 존속법인 가치가 너무 떨어져 있는 만큼 추가 조정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리바이오가 애당초 중국 파트너사로부터 받기로 한 2차 계약금을 수령일인 3월7일까지 받지 못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아리바이오 측은 "계약서를 다시 검토해보니 2차 계약금 지급일이 소룩스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임상시험승인계획 신청(IND) 승인일로부터 200영업일(2025년 3월7일)이 아니라 1차 계약금 수령일(2024년 10월8일)로부터 200영업일 이내(2025년 7월28일)로 명시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계약금 관련해서는 중국 파트너사가 지급기일이 도래하지 않았지만 차질없는 글로벌 임상 진행을 위해 빠른 시일 내 일부 금액을 입금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