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전기차 의무화 철회에 따른 미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에 따른 우려감은 있음에도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연간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3일 서정운 첨단소재 경영전략담당 부문담당은 LG화학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말했다. 단기적으로 수요 변동 리스크는 있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대중 견제가 더욱 강화되며 국내 업체에 기회 요소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과 동시에 2030년까지 미국 내 신차 판매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전기차 의무화 목표를 폐지했다. 이는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대표 정책 중 하나였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여부도 축소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IRA는 완성차와 배터리에 대해 ▲구매자 대상 전기차 세액공제 ▲투자 세액공제 ▲첨단제조 생산 세액 공제(AMPC) 등 크게 3가지 혜택을 부여한다. 한국 배터리 기업은 그중 AMPC 혜택을 받아 분기마다 최대 수천억 원 세액공제를 받았다. LG화학도 첨단소재 부문을 영위하고 LG에너지솔루션이 자회사로 있다 보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LG화학은 이러한 우려가 있는 것을 의식하듯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 담당은 "올해 테슬라, GM을 중심으로 한 보급형 신차 및 저가형 트림의 본격 출시, 북미 에너지솔루션 프로젝트 진입이 예상된다"며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연간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6년 테네시 양극재 공장 양산 계획으로 보편 관세 리스크 등에서도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LG화학은 양극재 케파(생산능력)를 조정할 계획이다. 전방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보니 기존 케파 운영을 최적화한다는 것이다. CAPEX 역시 엄정한 투자 관리를 통해 큰 폭으로 감축된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서 담당은 "자사는 가동률을 향상하는 등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며 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중장기 케파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기존 2025년 17만톤, 2026년 20만톤에서 15만톤, 17만톤 수준으로 케파를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테네시 공장의 경우 기존 안과 마찬가지로 2026년 하반기 양산 후 순차적인 케파 수요 및 경쟁력 등 다양한 제반 상황을 고려해 보다 유연하게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4년은 엄정한 투자관리를 통해 당초에 계획된 수준보다 아주 큰 폭으로 감축해 약 2조3000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도 전방 시황이나 불확실성으로 고려해 같은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현재 금액 예상으로는 2조원 후반대를 예상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LG화학은 NCC 모든 업체가 어려운 시황에 처해 있지만 손실 폭을 최소화해 나가며 수익성 차별화 정책을 창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수익 제품을 과감하게 줄이는 사업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철호 석유화학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소규모 비핵심 중간 원료 노화 라인 등 저성장, 저수익 제품의 과감한 합리화를 통해 사업 체질을 개선했다"며 "반도체용 IPA, 자동차용 ABS 등 고부가 애플리케이션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에도 보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고도화 작업 및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R&D 경쟁력 제고에 주력해 업계 내 경쟁력 차별화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