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더테크놀로지(옛 액서지21)'가 최근 감자에 성공하면서 시스웍 인수 계획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 상승으로 인해 메자닌 행사가격을 액면가보다 높게 설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더테크놀로지는 시스웍 인수예정자로 선정되면서 자금 조달만을 남겨둔 상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더테크놀로지가 참여한 리밸류드웍 컨소시엄은 최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시스웍 인수예정자로 최종 선정됐다. 리밸류드웍 컨소시엄이 제시한 금액보다 높은 액수를 제시한 곳이 없었다. 리밸류드웍 컨소시엄에는 더테크놀로지를 비롯해 더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 '피엔에스 인더스트리 펀드'의 주요 출자자인 '멀토' 그리고 도너즈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시스웍 신주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149억원이다. 더테크놀로지는 해당 금액의 40%인 60억원을 납입해야 한다. 나머지는 멀토와 도너즈인베스트먼트가 각각 30%씩 부담한다.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더테놀로지가 보유한 현금은 33억원으로 인수자금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발행 예정인 BW에 대한 납입이 완료된다면 시스웍 인수는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테크놀로지는 23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125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당초 23회차 BW 납입자는 수차례 변경됐다. 최초 납입예정자는 전 최대주주였던 '전흥씨엔씨'였다. 이후 '이엑스-씨아이 제6호'와 '마리포사'를 거쳐 '더테크 이노베이션 펀드'로 납입자가 변경됐다. 더테크 이노베이션 펀드로 납입자가 변경된 이후에는 납입일까지 밀렸다. 기존 납입일은 지난해 12월31일이었으나 올해 6월27일로 변경됐다. 

납입일이 밀리게 된 이유는 주가가 액면가(500원)를 밑돌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자닌의 행사가격은 액면가보다 낮게 설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더테크놀로지 주가는 200원대로 형성됐었다. 이에 더테크놀로지는 대금 납입일이 도래하기 전 무상감자를 단행하려 했으나 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BW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시스웍 인수 재원으로 활용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보통주 6주를 동일 액면주식 1주로 무상병합하는 안건이 임시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주가가 액면가보다 높아지게 될 예정이라 자연스레 행사가격 역시 액면가 위로 설정할 수 있게 되면서 BW 발행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더테크놀로지가 타법인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시스웍은 크린룸 및 환기제어시스템 사업을, 더테크놀로지는 네트워크 장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두 업종간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현 경영진이 더테크놀로지를 인수할 당시 수익성이 없는 사업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지난해 게임 사업에 뛰어든 것도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성이 괜찮다고 판단되는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 중이며 인수합병도 여러 선택지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