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기술인 8세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 투자에 보수적 입장을 내비쳤다. 아직까지는 시장 수요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설비투자(CAPEX)도 보수적으로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꾸준한 수요 덕분에 완성차 고객사 수가 전년보다 2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사업 체질 개선과 재무 건전성 강화,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가 최우선 당면 과제"라며 "8세대 IT OLED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투자에 대해서는 보수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8세대 IT OLED 시장 수요의 불확실성이 꽤 있다"며 "수요를 확신할 수 있는 신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시성이 확보된다면 시장에 뛰어들 준비는 충분히 돼 있고 시간도 충분하다"며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등 경쟁사들은 지난해부터 8세대 IT용 OLED 투자를 진행 중이다. 8세대 패널은 기존 6세대보다 원판 면적이 2배 이상 크기 때문에 생산 효율성이 더 높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6세대 라인만 운영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설비투자(CAPEX) 집행도 보수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해 2조2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집행했다"며 "올해도 2조원대 초중반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업 체질과 재무 건전성 강화, 안정적 수익성 확보가 우선순위"라며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며 신규 투자는 신중히 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가상각비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기준 감가상각비는 5조1000억~2000억원 사이를 유지했다"며 "올해는 지난해 연말 감가상각을 종료한 스마트폰용 P(플라스틱)-OLED와 이번 하반기 중국 광저우 대형 OLED 팹 일부의 감가상각이 끝나면서 4조3000억원 수준으로 감가상각비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의 고객사 수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회사는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기차 부진 등 부정적 요인과 금리 인하 및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 강화 등 긍정적 요인이 공존한다"며 "올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와 유사한 90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오토(Auto) 디스플레이 시장은 자동차 내 디스플레이가 단순 주행정보 제공을 넘어 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 세이프티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차량 한 대당 채용률이 증가하면서 올해는 2억대를 초과하고, OLED는 전년 대비 70% 이상,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는 20% 이상의 성장이 전망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LG디스플레이는 옥사이드 LCD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메인 스트림부터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까지 메이저 고객을 확보해 성장과 수익성 조화를 이루는 안정적인 오토 디스플레이 사업을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미국의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 한국과 일본의 전통 강호 업체, 유럽의 프리미엄 업체와의 탄탄한 고객 관계는 자사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올해 자사의 OLED 채용 OEM 고객은 지난해 대비 100%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