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이 새로 출범하는 성장사다리2펀드 위탁운용사(GP)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수의 벤처캐피탈(VC)들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성장금융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장금융은 최근 성장사다리펀드2 딥테크 분야의 위탁운용사(GP) 선정계획을 재공고했다. ▲자율제안 ▲기술금융 ▲창업기업 등 3개 분야에서 각 1곳씩 총 3개 운용사를 추가 모집하며 오는 20일까지 지원서를 받는다. 최종 선정결과는 내달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성장금융은 앞서 지난해 11월 ▲자율제안 4곳 이내 ▲기술금융 2곳 ▲창업기업 2곳 등 총 8개 운용사를 선발하겠다고 공고했다. 선발 결과 ▲자율제안 분야 뮤렉스파트너스, 지유투자, KB증권-안다아시아벤처스 ▲기술금융 분야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IBK캐피탈 컨소시엄 ▲창업기업 분야에선 캡스톤파트너스 등 총 5곳을 선정했다. 당초 성장금융의 선정 계획과 비교하면 자율제안과 기술금융, 창업기업 등 3개 분야에서 각각 1곳씩 총 3곳의 운용사 선정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대부분 분야에서 지원사들간 경쟁이 복수로 이뤄졌음에도 성장금융이 운용사를 선정하지 않은 것은 이들의 트랙레코드(투자 이력)와 투자 전략 등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4곳의 GP를 선정하는 자율제안의 경우 무려 7곳이 도전장을 내던졌지만 4곳이 고배를 마셨다.

이중 동국인베스트먼트는 동국제강이 지난해 3월 설립한 기업형벤처투자회사(CVC)로 업력이 채 1년도 되지 않는다. 트랙레코드가 충분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투자 포트폴리오도 철강 관련 소부장 기업에 치우쳐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회사의 자금 지원을 받아 설립 5개월 만에 신기술사업금융회사로 공식 등록했으며 지난달에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CVC스케일업펀드 GP로 선정되는 등 자금조달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성장금융의 깐깐한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수이제네리스파트너스의 경우 2021년 11월 설립한 VC이지만 투자처는 7곳에 불과하다. 이들 피투자기업은 ▲성인 대상 오디오 플랫폼 '플링' ▲B2B 고객관계관리(CRM) 플랫폼 '리캐치'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참고서 쏠브 등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산업에 집중돼 있다.

리네아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2년간 총 9곳의 바이오기업에 투자해온 하우스다. 이들 피투자기업은 ▲재활로봇전문업체 코스모로보틱스 ▲난치성뇌질환 신약개발사 소바젠 ▲항암치료제 개발사 신라젠 ▲미국 세포치료제 수탁생산업체(CDMO) 코그네이트 바이오서비스 등이다. 

쿼드자산운용은 2009년 설립해 현재 5개 펀드를 운용 중이며 AUM은 1300억원 규모다. 총 90곳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으며 유통·서비스(17곳), 전기·기계·장비(15곳), 바이오·의료(15곳)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고른 투자범위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딥테크와는 거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창업지원 역시 마찬가지다. 캡스톤파트너스에 비해 더벤처스는 딥테크 투자 이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더벤처스는 2개 펀드를 결성해 총 24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기업은 48개로 이 중 37곳이 ICT서비스 산업군으로 분류돼 있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트랙레코드, 평판, 딥테크 분야 투자이력 등을 중심으로 검토해 운용사를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