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현대바이오랜드의 미래 캐시카우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미래 캐시카우의 한 축으로 기대됐던 핵심 파이프라인 중 하나가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하며 물거품이 된 까닭이다. 이에 작년 긍정적인 임상 결과로 품목허가를 신청한 골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에 대한 기대와 부담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바이오랜드는 올해 11월18일 강스템바이오텍과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주(FURESTEM-AD Inj.)'에 대한 국내 독점판권‧통상실시권 설정 및 기술전수 계약을 해제했다. 

현대바이오랜드가 과거 SK바이오랜드 시절(2019년) 맺은 해당 계약은 선급기술료 규모만 150억원에 달했다. 이후 실제 지급된 계약금은 50억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는 11월18일 강스템바이오텍에 계약 해제를 통보하며 4년이 넘는 길었던 관계를 마무리했다. 이는 앞서 강스템바이오텍이 '1차 지표에 대한 평가에서 시험군과 대조군 간 유효성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3상 임상 결과를 받아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바이오랜드 입장에서는 미래 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결국 실패한 셈이 됐다. 더욱이 회사가 그간 주력했던 핵심 파이프라인이 퓨어스템-에이디와 카티스템, 2개에 불과해 이번 계약해제로 인한 외형 확대 전략 및 발전 계획 등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문제는 회사가 새로운 후보물질이나 파이프라인을 탐색하기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회사의 유동성과 현금창출능력이 악화된 까닭이다. 회사의 올 3분기 누적매출은 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8%(195억원) 성장했다. 하지만 매출원가 등 비용 증가와 영업외손익 감소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7%(3억원) 줄어든 109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도 크게 감소했다. 올 3분기 말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7%(37억원) 축소됐다. 유동성도 넉넉찮은 수준이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206억원이지만 사채 등을 포함한 유동차입금에 332억원에 달하는 까닭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회사가 당장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기 보다는 카티스템 품목허가에 집중하며 시간을 가지고 새 후보물질 등을 발굴 및 탐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티스템은 현대바이오랜드가 2018년 메디포스트로부터 도입한 파이프라인이다. 현대바이오랜드가 직접 발목 관절 적응증 확장 임상을 진행했으며 2023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가 신청됐다. 해당 품목허가를 받을 경우 현대바이오랜드는 15년 간 카티스템(발목 관절 적응증)에 대한 국내 독점판매권을 갖는다. 

한 시장 관계자는 "(퓨어스템-AD와 관련해)계약금과 그간의 시간을 고려했을 때 현대바이오랜드가 적잖은 손해를 봤을 것"이라며 "카티스템 단일 품목에만 기대를 걸기에는 위험이 크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 발굴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랜드 관계자는 "계약 해제 이후에도 강스템바이오텍 측과 협력 관계를 유지 중에 있으며 이와 별개로 자체적인 연구를 통한 신규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카티스템 품목허가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