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엑시콘이 심혈을 기울여 온 차세대 메모리·비메모리 장비 초도매출이 지연되거나 기대치를 한참 하회할 가능성까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금창출력이 대폭 악화하면서 연구·투자활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도 한층 불어난 상태다. 최근에는 자금 숨통을 트기 위해 3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음에도 재무지표는 물론 기업가치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기존 메모리 업황 개선 및 차세대 장비 성과 지연에 따라 올해까지 현금 창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엑시콘이 투자해 온 차세대 메모리·비메모리 장비가 여전히 성능테스트 중이거나 올 하반기는 돼야 일부 초도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최근 신사업 투자 등 운영비 마련을 위해 33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음에도 실적 개선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1분기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최근 3년 중 처음으로 1배를 넘어섰다. 앞서 이 회사 주가는 8일 유상증자 기대감에 따라 2만40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17일 기준 1만8000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특히 현금창출력 악화 속에서 단기 매출 기대감까지 낮아지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고객사의 메모리 한파 여파로 82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9.8% 줄고, 영업익은 15억원으로 85.4%나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연구개발에 156억원 지출해 26.8%나 늘렸다. 이러한 악순환은 올 1분기 들어 한층 심화됐다. 1분기 판매관리비가 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는데, 이는 급여(8억190만원→8억7682만원)와 경상연구개발비(30억원→48억원)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반면 현금창출력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올 1분기 마이너스(-) 42억원으로 음수 전환했다. 그동안 쌓아놓은 현금이 투자비용으로 유출되는 반면 유입되는 현금은 현저히 줄어들면서 '돈맥경화'로 치달을 가능성까지 높아졌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에 이 회사는 투자활동현금흐름(-4864만원)을 작년 1분기(-57억원)보다 99.2%나 줄이면서 단기적인 리스크에 대비했다. 투자 대신 중장기적인 재무안정성을 택한 셈이다.
이에 대해 시장 관계자는 "엑시콘이 재무구조 악화를 감수하고 차세대 기술·제품에 대거 배팅한 만큼 관련 실적이 일정 수준에 올라서야 시장 기대감이 회복될 것"이라면서 "올 1분기 총부채회전율도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올해 재무 관리에 한층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최근 공급계약에 성공한 비메모리 '이미지센서(CIS)' 테스터도 시장 전망치인 100억원대 매출까진 어려운 수준이며 연구개발 중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테스터도 실적을 내려면 2~3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며 "HBM을 이을 것으로 주목 받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부문 역시 여전히 타 제조사와 납품을 위한 테스트 경쟁 단계에 있어 기존 메모리 테스터들의 수요 회복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엑시콘의 시장 신용도 역시 악화되고 있다. 일부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엑시콘의 실적 악화와 현금흐름 감소세 등을 지적하며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지난 4월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코스닥 상장 이후 양호한 수준의 신용도를 유지해 온 점을 감안하면 시장 우려가 가시화된 셈이다.
앞선 시장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신사업을 향한 기대감이 아닌 재무 리스크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조달을 통해 투자재원은 확보했지만 이후 실적 둔화와 신사업 성과 지연에 대한 우려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일부 장비는 첫 납품에 물꼬를 트는 자체에 의미를 둬야할 만큼 당장 막대한 매출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엑시콘은 올 4분기부터 반등 시그널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 본격적인 매출 반등을 자신했다. 회사 관계자는 "비메모리 부문에선 점진적인 매출 성장을 이룰 계획이며 메모리 부문은 올 4분기부터 반등 시그널이 나타나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며 "내년 낸드 시장 확대 및 D램 투자 증대 등 호재에 따라 SSD 및 D램 테스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CLX 등 여러 제품군으로 다변화하며 매출 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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