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에 돌입한 태영건설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및 관련 개정 재정비에 나선다. 이번 임시주총은 지난달 30일 채권단협의회와 체결한 업무협약(MOU)에 대한 후속조치로, 태영건설이 추진하는 워크아웃의 첫번째 절차다. 

7일 태영건설은 이달 11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총 3개의 안건에 대해 의결을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임시주총은 지난 3월말 열린 제51회 정기주총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열리는 것이다.

태영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635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30일 주채권 은행 KDB산업은행과 기업개선계획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본격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태영건설은 이행약정 만료일인 오는 2027년 5월까지 기업개선·자구계획 및 경영목표를 이행해야 한다. 이번 임시주주총회는 워크아웃 절차의 시작단계인 셈이다. 

태영건설은 자본 확충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키로 했다.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자본금 감소의 건 ▲일부 정관 변경의 건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등 총 3건의 안건을 다룬다.

우선 태영건설은 임시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이달 26일 무상감자를 시행한다. 티와이홀딩스 등 대주주 지분 감자 비율을 100대 1, 소액주주 지분에 대한 감자비율은 2대 1로 진행한다. 감자 전 태영건설의 주식 수도 기존 4020만1240주에서 1212만4035주로 줄어든다. 자본금은 201억원에서 61억원으로 쪼그라든다.

태영건설은 출자전환을 위해 신주 발행‧배정 조건을 완화할 계획이다. 기존 정관에 따르면 발행‧배정 가능한 신주 수는 발행주식총수의 절반으로 한정돼 있었다. 태영건설은 발행‧배정 가능 주식 수 기준을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정관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 같은 정관 변경은 출자전환(부채를 주식으로 변경)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통상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은 무상감자 이후 결손금 보전 등을 위한 출자전환을 단행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출자전환으로 인한 신규주식의 원활한 발행을 위해 정관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총에서 발행주식총수를 기존 2억5760만주에서 60억주로 대폭 확대한 바 있다. 지난 정관 변경에 이어 이번 정관 변경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이전 티와이홀딩스로부터 받은 대여금 4000억원 등이 출자전환을 앞둔 것에 대한 조치다.

이와 별도로 태영건설은 임원의 퇴직금 기준을 바꾼다. 비용 절감을 위해 임원에게 지급되는 퇴직금에 산정되는 지급율을 축소한다. 기존 임원 퇴직금은 근속 연차에 최대 월 평균 임금의 4개월분을 곱해 지급됐다. 이번에 변경된 정관에는 임원들은 일괄적으로 근속 연차에 1개월분을 곱해 퇴직금을 받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태영건설의 변경된 퇴직금 제도는 올해 1월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올해 퇴직한 태영건설 윤세영 창업회장, 윤석민 회장 등을 포함한 임원 22명에게 모두 적용되는 만큼 수십억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번 임시주총은 자본확충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본격적으로 채비를 갖추는 것"이라며 "앞으로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