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현대오토에버가 현대자동차·기아의 SDV(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체제로 전환의 중심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SDV는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자동차는 기계공학 중심의 하드웨어가 주를 이뤘던 과거와는 달리 소프트웨어를 통한 기능의 다양화와 기술 발전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며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에이다스(ADAS) 표준 플랫폼 기술이 연내 5~6개 차종에 추가로 적용되며, 총 적용 모델은 15~16개의 차종이 될 전망이라고 3일 밝혔다. 

모빌진 어댑티브는 자율주행과 커낵티비티, 인포테인먼트 등 SDV로 진화하는 미래 모빌리티를 완성하기 위한 최적의 차량용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이다. 더욱 복잡한 기능의 애플리케이션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승강장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 체제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기서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의 900만대 차량에 SDV 기술을 제공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최근 완성차 업계의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SDV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현대오토에버의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의 지능형속도제한장치(ISA) 규제 시행에 따른 네비게이션 의무 탑재화로 인한 매출 증가도 기대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현대오토에버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올해 1분기 현대오토에버 차량용 소프트웨어(SW) 부문 매출은 1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 차량용 SW 부문 매출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2년 말 18.2%였던 차량용 SW 부문 매출 비중은 2023년 말 20.9%로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23.6%를 기록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차량 SW 부문도 20%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모빌진 클래식(국제 표준 오토사 기반의 차량 SW 플랫폼)이 1.0에서 2.0으로 확대 전개가 진행되는 것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모빌진 클래식은 2016년 그랜저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부품업체에 적용되고 있으며, 내년까지 현대차그룹 양산 차종 전 도메인에 적용 예정이다.

현대오토에버 차량용 SW 부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네비게이션 분야의 약진도 기대된다. EU의 지능형속도제한장치(ISA)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기 때문이다.

EU는 2022년 7월6일 이후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 운전자가 과속하면 경고음이 울리고, 차량 속도를 줄이는 ISA장치 탑재를 의무화한 바 있다. 올해 5월부터는 신차와 무관하게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에도 ISA 장치를 탑재하도록 의무화했다.

김지현 흥국증권 연구원은 "SDV가 차량의 핵심적인 차별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SW의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SW 품질과 SW간 결합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국제표준에 따른 개발 프로세스와 레퍼런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현대오토에버의 영향력은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럽에서 네비게이션 의무 탑재화로 인한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며 "내년 현대차그룹의 유럽 자동차 수출 증가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