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올 초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제시한 가운데 기업들이 먼저 수익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방안을 찾아야만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딜사이트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주주환원, 지배구조개선 등 밸류업 방향'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기업지배구조포럼에 참석해 발표를 진행하며 "기업이 수익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방안을 마련해서 계획을 발표하고 성실히 이행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시정에서는 객관적이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17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이 발표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이달 6일까지 8.4% 상승하는 등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게 황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의 순자산 또는 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은 주요국보다 낮았다. 상장기업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05배인데 이는 신흥국 평균인 1.61배과 선진국 평균인 3.10배에 비해 낮은 수치다. ROE(자기자본이익률)역시 지난해 기준 5%로 신흥국 평균인 10.8%와 선진국 평균인 14.3%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황 연구위원은 이처럼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되는 원인에 대해 ▲낮은 수익성 ▲낮은 주주환원율(낮은 배당수익률, 자사주 소각 미흡) ▲낙후된 기업지배구조 ▲기관투자가의 수요 부진 등을 꼽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장기업의 자본수익성을 제고하고 주주환원 강화 및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 등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기업 밸류업을 위해서는 특히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봤다. 황 연구위원은 "기업마다 처해있는 상황은 다 다를수밖에 없으며 어떻게 대응하고 성장해 나갈 지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 기업"이라며 "기업이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문제점을 진단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등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기업의 밸류업 방안으로는 ▲중장기 수익성 및 효율성 제고 방안 마련 ▲적극적인 배당정책 실시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다만 황 연구위원은 "기업들 입장에서는 주주환원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생각될 수 있기 때문에 밸류업 우수기업이게는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등 세제지원이나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우대 등 혜택을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기업 외에도 기관투자가 역시 국내 주식시장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국내 기관투자가의 주식 순매도가 개인투자자나 외국인투자자보다 많고, 이들은 국내 증시에 대한 전망이 상대적으로 부정적이다"며 "투자 판단은 스스로 내리는 것이지만 기관투자가가 수익률 제고의 관점에서 기업의 자본효율성 제고를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