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한세실업이 이달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정책을 일부 손본다. 정관에 중간배당을 위한 규정을 마련해 이사회 결의만 있으면 집행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시장에선 한세실업이 그간 배당에 후했던 데다, 배당 재원을 대거 쌓은 만큼 중간배당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전망 중이다.

한세실업은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에 ▲사내이사 선임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변경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35억원)의 안건을 상정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부분은 중간배당을 위해 회사 정관을 변경한다는 점이다. 한세실업은 '회사는 사업연도 중 1회에 한해 이사회 결의로 상법 제462조의3에 의한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는 정관을 신설할 계획이다.

중간배당 규모는 직전 결산기 순자산액에서 ▲직전 결산기의 자본금 ▲적립된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 ▲상법에서 정하는 미실현이익 ▲직전 결산기의 정기총회에서 이익으로 배당하거나 또는 지급하기로 정한 금액 ▲직전 결산기까지의 정관의 규정 또는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해 특정 목적을 위해 적립한 임의준비금 ▲중간배당에 따라 당해 결산기에 적립해야 할 이익준비금을 제외한 금액을 한도로 규정했다.

이번 주총에서 정관 변경 안건이 통과된다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중간배당이 가능해진다. 다만 정관 개정 후에도 배당을 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시장에선 한세실업이 중간배당을 신설한 만큼 이번 행보가 배당 확대로 이어질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코웰패션(2019년)과 신한금융(2021년) 등이 정관 변경을 통해 분기배당에 나선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세실업은 15년 연속 배당을 이어온 기업으로, 순손실을 기록할 때도 배당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집행한 기업 중 한곳이다. 실제 2019년 173억원의 순적자를 냈지만, 배당 총액은 196억원(1주당 500원)으로 전년 대비 11.1% 늘었다. 이후 4년(2020~2023년)동안 배당을 동결하면서 연결 배당성향은 76%→29.1%→22.9%→17.7%를 기록했다.

작년 실적이 양호했기 때문에 배당 확대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배당성향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한세실업의 당기순이익은 856억원에서 1113억원으로 30% 늘었다. 배당재원에 사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57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5% 확대됐다.

시장 관계자는 "연말에 갑작스레 배당금을 늘리는 것보다 일정기간 마다 금액을 배당하는게 주주들에게 더 이익"이라며 "중간배당을 실시하면 투자자들이 지분을 매각하는 등(배당락)의 행동이 줄어 주식 가치의 변동성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세실업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시장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중간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것"이라며 "최근 자본시장에서 ESG 측면이 부각되어 많은 기업들이 주주친화적 활동의 일환으로 중간배당을 하는 흐름에 따른 의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중간배당은 정관이 변경된 이후 향후 시장 및 경영 상황, 재무적 성과, 이사회 심의 등 다각적인 논의를 거쳐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지금은 중간배당이 가능하도록 회사 정관을 정비해두려는 목적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