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DGB금융지주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했으며 곧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천병규 DG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7일 진행된 2023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금융위원회에 시중은행 인가를 오늘 접수했고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곧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뒤 비전을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로 설정했다. '뉴 하이브리드 뱅크'는 디지털 접근성 및 비용 효율성과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춘 새로운 은행의 모습을 의미한다.

대구은행이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쳐 본인가를 받게 되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7월 시중은행 전환 계획을 밝힌 뒤 시중은행전환추진팀을 신설하고 DGB금융지주와 함께 시중은행전환TFT를 구성·운영해 시중은행 전환 후의 사업계획을 세밀하게 수립해 왔다.

DGB금융지주는 시중은행 전환 뒤 대구은행의 성장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다소 악화하더라도 이를 감내하겠다는 뜻도 보였다.

이은미 대구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 상무는 "올해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 이유는 시중은행 전환을 맞이해서 성장 드라이브를 걸다 보면 수익성은 약간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DGB금융지주는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중간배당은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고 했다.

천 전무는 "작년에 최초로 200억원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큰 규모로 실시할 예정이다"며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고 이사회 결의가 있으면 즉시 공시해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은 기본적으로 소각하겠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이다"며 "다만 계열사 완전 자회사를 위해 주식 교환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간배당에 대해서는 "정관상으로는 가능하다"며 "이사회에서 결의하면 이도 즉시 공시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관련해서는 전체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줄었으며 계열사별로 자체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계열사별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은행 2조7000억원, 하이투자증권 9000억원, DGB캐피탈 5000억원 등이다.

이 상무는 "대구은행의 전체 PF에서 대구지역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며 "혹시라도 대구지역 미분양 관련해서 궁금하실까 봐 말씀드리면 대구지역 미분양 사업장을 감안했을 때 대구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시장의 우려가 큰 하이투자증권 건전성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천 전무는 "하이투자증권의 익스포저는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PF 제외 나머지 부분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충당하며 충당금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예상을 벗어날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DGB캐피탈도 금융당국의 추가 충당금 적립 요구에 대응할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준호 DGB캐피탈 전략기획본부장 전무는 "DGB캐피탈의 건전성이 악화한 것은 연말 금융당국의 가이던스 맞춰서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이라며 "PF 충당금은 수익 범위 내에서 충분히 감당 가능하며 리테일 성장 전략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