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LG유플러스가 지난해 통신품질·사이버보안 투자비 증가로 전체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탈(脫)통신 부문을 강화하는 형태로 체질 개선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분야는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 분야와 함께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는 모빌리티·에듀테크 부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주력인 5G 이동통신 및 알뜰폰 부문이 선방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5G 보급률이 60%대에 육박하는 등 올해는 수익 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변화를 꾀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울러 지난해 가시적 성과를 보였던 모빌리티와 에듀테크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쟁사 대비 탈통신을 늦게 시작한 만큼 실적 극대화를 위해선 LG전자 등 그룹사와의 시너지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사업부문별 실적만 봐도 모빌리티 등이 포함된 기업인프라부문의 성장세가 가장 매서웠다. 해당 사업부문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1조7057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급증했는데, 이는 현대차그룹과의 텔레매틱스 사업 협력으로 무선통신 회선을 단독으로 공급하고, KG모빌리티·한불모터스 등에 카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제공했던 결과다. 따라서 LG전자와 LG화학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전장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LG유플러스가 외부 뿐만 아니라 이들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에듀테크도 성장세를 견인할 수 있는 기대주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영유아 교육·미디어 플랫폼 '아이들나라' 등이 호응을 얻었다. 이 덕분에 IPTV 가입자 역시 516만1000명으로 2022년보다 22만5000명 늘리는데 성공했고, 해당 사업이 포함된 스마트홈사업부문의 매출액도 같은 기간 2조3445억원에서 2조3987억원으로 2.3% 증가한 까닭이다. 즉 신규 고객 유치에 에듀테크 부분이 적잖은 공헌을 하고 있는 만큼 해당 사업에 보다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올해는 전형적인 통신주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그룹사와도 연계된 사업 분야에서 이전보다 깊고 넓은 투자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동통신3사 가운데 탈통신 움직임이 가장 더뎠던 만큼 구축해야 할 인프라가 산재해 있지만 실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빌리티와 플랫폼 등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는 부분부터 선제적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신사업 중 지난해 성과가 본격화된 부문에서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세부 계획은 시장 상황에 따라 지속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올해 AI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체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AI와 디지털혁신(DX) 등 역량 강화에 집중해 신성장 동력을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달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에 100억원을 투자하면서 AI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아울러 자체 개발 생성형 AI '익시젠' 등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